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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에디 머피의 묵직해진 유머 코드 ‘유 피플’

영화 ‘유 피플’에서 악바 무하마드(에디 머피)가 아내 파티마(니아 롱)와 함께 흑인 동네 최고의 치킨 맛집으로 초대한 장래 사위 에즈라(조나 힐)를 못마땅하게 쳐다보고 있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영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1967)의 모던 데이 버전이죠”

‘유 피플’에서 악바 무하마드를 연기한 에디 머피의 짤막한 영화 소개다. 악바는 유대인 백인 청년 에즈라와 결혼하려는 외동딸 아미라(로렌 런던 분)를 훼방 놓는 흑인 아버지이다. ‘무하마드’의 후손이라는 자긍심도 대단한 무슬림이다. 에디 머피는 “악바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었다. 코미디언의 책임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고 난 웃음을 유발하는 아이디어를 사랑한다. 그런 면에서 ‘유 피플’은 힙하고 엣지있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했다.

딸 아미라가 혼기를 놓칠까 걱정하면서도 악바의 눈에 딸이 데려오는 남자들은 죄다 ‘루저’다. 어떻게든 좋은 남자를 찾아 짝지어주려는 악바에게 딸은 에즈라(조나 힐 분)를 결혼 상대자로 소개한다. 인종과 문화, 종교 그 어느 하나도 부합하지 않는 환경에서 자란 청춘 남녀의 사랑을 무조건 반대할 수 없다. 딸의 의견을 존중하는 척 결혼을 허락하지만 악바는 처음부터 “이 결혼 안된다”를 행동으로 보여준다.



악바를 연기한 에디 머피(왼쪽)가 촬영 후 모니터를 확인하며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 감독이자 각본가, 프로듀서인 케냐 배리스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의 ‘초대받지 않은 손님’(Guess Who’s Coming to Dinner)은 백인 처녀 조이가 여행 중에 만난 흑인 의사 존과 사랑에 빠져 인종의 벽을 뛰어넘는 결혼을 선언하면서 사회의 편견을 들춰내는 영화다. 예비 장모 크리스티나를 열연한 캐서린 햅번에게 196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케냐 배리스 감독의 ‘유 피플’에서는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가 에즈라의 어머니 셸리역을 열연한다. 흑인 며느리를 얻게 된 것이 시대를 앞서간다고 생각하며 아들의 선택이니 무조건 지지하는 유대인 엄마의 표상이다. 하지만 뼛속부터 백인인 셸리는 아미라와 그녀의 가족들을 만나는 자리마다 호의와 무례를 오간다. 이런 예비 시어머니의 언사가 싫지만 그냥 넘겨버리려 애쓰던 아미라는 마침내 결혼식장에서 꾹꾹 참았던 말들을 쏟아낸다. “친구분들 앞에서 으스댈 수 있는 존재쯤으로 대하는 게 불편해요. 흑인 며느리를 들여 좋은 이유는 흑인에게 잘해주는 게 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 거.. 그냥 아미라라는 인간을 우선하는 게 아니라 늘 공정하게 대해야 할 흑인 며느리가 되기는 싫어요”라며 등을 돌려버린다.

미래의 장인 어른 악바(에디 머피 분)를 뒤로 하고 에즈라(조나 힐 분)가 친구들과 함께 총각 파티가 열리는 라스베가스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유 피플(You People)‘은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는 ‘문화 충돌 코미디’다. 흑인과 백인 사회, 유대인과 무슬림 문화, 그리고 베이비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충돌을 직설적으로 묘사한다. 지난 1월17일 LA에서 열렸던 넷플릭스 월드 프리미어 애프터 파티장에는 입구에 꽃잎으로 제작한 초대형 스니커스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아미라와 에즈라의 첫 데이트에서 구찌 슬리퍼와 오프-화이트 나이키 덩크를 클로즈업하며 영화 전반에 심어 놓은 ‘스니커즈 문화’를 조명한 것이다. 힙합 문화에 흠취해 흑인 친구와 팟캐스트 ‘모 & 이-즈 쇼’를 진행하는 에즈라(조나 힐)의 신랄한 유머에 균형을 잡느라 에디 머피의 유머 코드는 다소 묵직해졌다. 특유의 ‘한방’ 유머가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사위의 총각 파티에 동행하는 미래의 장인 어른이라는 말도 안되는 상황은 그였기에 용납할 만하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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