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사업을 내세워 국가 지원금을 부정 수령한 사업자들이 줄줄이 기소됐다.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은 태양광발전 시설을 짓는다며 허위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정부 기금에서 훨씬 낮은 금리로 557억 원의 대출을 받은 시공 업체 대표 3명을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공사비를 부풀린 세금계산서로 신재생에너지센터와 은행을 속이고 손쉽게 저금리 대출을 받았다. 태양광 업자들의 농간에 국민 세금이 줄줄 샌 것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부실·비리 의혹이 확산되면서 ‘신재생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무조정실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12곳을 대상으로 태양광 지원 사업 실태를 조사했더니 2616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과 보조금 집행이 적발됐다. 서울시도 박원순 시장 시절에 추진된 ‘미니 태양광 사업’에서 무이자 융자, 불공정 입찰 사례를 적발했다. 게다가 전북 새만금 해상 풍력 단지의 경우 지난해 6월 중국계 회사에 사업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사업을 주도한 국립대 교수가 자본금 1000만 원으로 7000배의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는 탈(脫)원전 정책을 강행하느라 무리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매달렸다. 문 정부 5년 동안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된 자금은 정부 지원과 은행 대출 등을 합해 총 45조 원에 달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취약점인 에너지 다소비·저효율 구조 개선에 소홀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비하지 못했다. 과도한 신재생에너지 집착과 탈원전 정책이 현재의 ‘난방비 폭탄’을 유발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자력발전 축소로 가스 가격 급등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정부와 검찰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반의 비리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엄중히 처벌해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권력과의 유착이나 당국의 방조 혐의가 드러나면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믹스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어 실천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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