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사람의 뇌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유사한 양상으로 뇌 위축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캐나다 맥길 대학 몬트리올 신경학 연구 병원의 필립 모리스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계획(ADNI)과 영국 바이오뱅크에 보관된 데이터 중 1364명의 뇌 스캔 영상을 활용해 비만이 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치매 환자(341명)와 체질량 지수(BMI) 30 이상의 비만한 사람(341명)의 뇌 스캔 영상을 건강한 사람(682명)의 영상을 면밀하게 살폈다.
연구 결과 비만한 사람과 치매 환자는 학습, 기억, 판단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비슷하게 얇아지고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리스 교수는 “이는 대뇌피질(cerebral cortex)의 두께가 줄었다는 의미”라면서 “뇌 부위가 얇아진다는 것은 뇌세포 수의 감소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설명했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위치하는 신경세포들의 집합체다. 언어, 지각, 장기 기억, 판단 같은 뇌의 고등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비만한 사람들은 인지기능 검사에선 뚜렷한 결함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뇌 영상에서 나타난 위축과 관련된 인지기능의 미세한 변화를 정신기능을 평가하는 인지기능 검사로는 잡아낼 수 없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신경 전문의 조지프 맬론 박사(피츠버그 대학 의대 인지장애과 조교수)는 비만한 사람들에게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연구팀의 해석대로 치매의 아주 초기 단계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브리나 다이아노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 교수는 “비만한 사람과 치매 환자는 신경퇴행에 따라 면적이 줄어든 부위가 같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줬다”면서 “비만 자체가 뇌 면적 감소를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체중조절이 이런 위험을 감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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