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들어간 커피는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커피보다 항염증 효과가 2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커피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이 우유 속 단백질과 만나면 항염증 효과가 2배가 된다는 것이다.
마리안 니센 룬드 덴마크 코펜하겐대 식품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수의학과, 동물과학과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농업 및 식품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최근 게재했다.
몸에 염증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대표적인 항산화·항염증 물질인 폴리페놀(polyphenols)은 심장질환, 뇌 질환, 암, 노화 예방 등에 효과적이다. 씨앗, 과일, 향신료, 콩과(科) 식물, 채소 등 식물성 식품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커피콩 속에도 다량 함유돼 있다.
커피 한 잔의 항산화 능력은 비타민C 300~590mg의 항산화 능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폴리페놀의 생체 흡수율이 매우 낮아 일부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출된다. 체내에서 얼마나 흡수되는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코펜하겐대 연구진은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아미노산 시스테인)이 커피에 함유된 두 종의 폴리페놀(카페산, 클로로겐산)을 만났을 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에 인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킨 뒤, 한 그룹엔 우유 아미노산과 폴리페놀을 섞은 혼합물을 투여하고, 다른쪽 그룹엔 같은 용량의 폴리페놀만 투여했다.
그 결과 아미노산-폴리페놀 혼합물을 투여한 면역세포는 폴리페놀만 투여한 세포보다 항염증 효과가 2배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제로 커피에 우유를 넣어 테스트했고 커피 속 폴리페놀과 단백질의 상호작용으로 항염증 효과가 늘어난 사실을 재확인했다.
룬드 교수는 “커피 속 폴리페놀과 우유 속 단백질의 항염증 반응은 굉장히 빨리 일어났다”며 “이런 유익한 폴리페놀-단백질 결합은 ‘커피-우유’뿐 아니라 ‘고기-채소’ ‘우유-과일 스무디’ 같은 다른 식품 조합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폴리페놀 흡수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폴리페놀의 체내 흡수를 개선하기 위해 단백질과 함게 캡슐화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폴리페놀의 항염증 효과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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