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한일 관계에 대해 “과거에 너무 집착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향해서 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를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갈 생각이냐’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국내적으로 여러 가지 아픔을 겪으신 분들에 대해 충분히 소통을 해 가면서 한일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핵심 요구 사항은 일본의 책임 인정과 사과로, 일본 기업의 참여와 피해자 동의 없는 해법은 안 된다’는 지적에 “그것은 의원 생각일 수 있다”면서 “피해를 보신 분들의 생각은 충분히 저희가 이해하고 또 그분들과 소통을 통해서 좋은 해결책이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강제 징용 문제 해결에는 적극적이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왜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느냐’는 비판에는 “수출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까지 했지 않느냐”며 “현재 WTO에 쟁송 사항으로 계류 중”이라고 응수했다. 더불어 “한일 관계가 포괄적으로 잘 해결된다면 그런 문제(수출 규제)도 같이 포함해서 잘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기간 나온 ‘UAE의 적은 이란’ 발언과 관련해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그동안 서로 간의 설명과 소통을 통해 어느 정도 서로 이해하는 단계로 들어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느냐’는 물음에 “총리가 양국 간 관계를 특징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우선 답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가 모두 알듯이 이란이 핵을 보유하고자 하는 노력, 북한과의 협력 가능성, 이런 것들로 봐서 이란이 분명히 중동에 있어서 하나의 큰 걱정거리로서 인식되는 것은 상당한 전문가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대통령에 특사 파견을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홍 의원 물음에는 “현재로서는 그럴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오후(현지 시간)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을 격려하면서 “여기가 바로 여러분들의 조국”이라며 “우리의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외교부는 “현지에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라면서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이란 측은 급기야 국내에 동결된 자국 자금까지 거론하며 각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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