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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 vs "아이 만날 권리"…이혼부부 뜻밖의 쟁점

미국에서 젖먹이 자녀의 양육권을 두고 전 남편과 법적 분쟁 중인 알레타 라미레스가 딸에게 모유수유를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캡처




미국에서 젖먹이 자녀의 양육권을 두고 법적 분쟁 중인 엄마가 아빠의 방문권을 제한하면서 직접 모유 수유를 계속할 권리가 있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6개월 난 딸에 대한 직접 수유를 중단하고 젖병 수유를 하도록 명령을 받은 알레타 라미레스의 사연을 소개했다.

노던 버지니아에 사는 라미레스는 지난 7월 출산한 직후 아기 아빠인 마이크 리지웨이와 갈라섰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아빠가 아기를 일주일에 4일씩 만날 수 있도록 했고, 이번 달부터는 밤에 돌보는 것도 허용했다. 법원의 결정에는 엄마가 시간 맞춰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고 젖병을 사용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건이 담겨 있었다.

라미레스는 난감해졌다. 아기가 짧게는 1시간 간격으로 젖을 먹는데 젖병을 거부한 데다, 처음 유축을 시도했을 때는 모유량이 충분하지 않았다.

4월에 추가 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는 라미레스는 소아과 의사의 소견서를 모으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의 변호사조차 법원 명령은 일단 지키는 게 좋다며 단유를 권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오 미국 소아학회(AAP)는 신생아에게 약 6개월 동안 모유 수유만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신생아는 짧게는 1~2시간 간격으로 모유를 먹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엄마는 아기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계속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아빠는 엄마가 모유 수유를 무기로 아빠의 면접권을 거부한다고 반박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변호사들은 구체적인 기록은 없으나 라미레스의 사례처럼 양육권 소송에서 ‘모유 수유 대(vs) 자녀 방문권’의 딜레마 상황이 꽤 흔하다고 말한다.

아기 아빠의 변호사 태라 스티너드는 아기 엄마가 끝난 관계를 되살리려 모유 수유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마들은 무수한 변명을 만들어낸다”면서 “방문권에 대해 모유 수유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티너드는 모유 수유 시간이 쟁점이 되는 소송에서 남성 편을 대변해 왔다면서 자신이 맡은 사건들에서 엄마들이 아빠의 면접권을 인정하지 않고 유축을 거부하곤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모유 수유 지원단체인 ‘라 레체 리그’의 스테퍼니 보닥 니컬슨은 지난 30년간 양육권 분쟁 중 모유 수유에 관한 문의를 해마다 최소 1건 받았다면서, 자신과 같은 지역별 간부가 1500명 더 있다는 점에서 이런 사례가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건 분 웨이크포레스트 법대 조교수는 모유 수유가 주 법원들이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어린 아기는 엄마만 돌볼 수 있다’는 생각은 남성에 대한 차별로 여겨져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 문제를 법원이 아니라 부모 간 상호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17년 비슷한 분쟁 중이던 한 여성은 메릴랜드 법원으로부터 아기 아빠의 분유 수유를 허락해야 한다는 명령을 받았다. 이후 아기의 부모는 별도로 모유 수유를 계속하는 내용으로 합의를 봤다.

이 사건의 당사자인 아기 엄마는 지난 1월 인터뷰에서 “법원을 멀리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아이를 위해 상호 합의에 도달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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