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서 규모 7.8과 7.5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8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길거리 한복판에 시신이 방치되는 등 처참한 광경이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에서 엄청난 규모의 매몰 피해로 인해 구조대원과 응급 차량이 과부하 상태가 되면서 시신 수습에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현지 주민들은 구조대에 장비를 동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생존자들에 초점을 맞춘 구조 작업으로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주민들은 망치를 들고 잔해 속을 파헤쳐 직접 시신 수습에 나섰고, 남성 1명과 여자아이 1명의 시신을 찾아냈다고 BBC는 전했다.
한 여성은 BBC에 연인이 살던 건물이 무너져 11명이 갇혔으나 구조대원이 사진만 찍어 가고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에 따르면 건물 잔해에서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으나 몇 시간 뒤에는 침묵이 맴돌았다.
지진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인 카흐라만마라슈는 이재민들의 탈출 행렬로 산악 도로가 막혀 구조대원의 진입조차 쉽지 않다.
현장의 구조대원들도 켜켜이 쌓인 잔해에서 연기와 먼저가 날리며 작업에 속도를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리에 내몰린 이재민들은 부서진 가구들을 태워 몸을 데우며 직접 식량을 찾아 나서고 있다.
안타키아 인근 이스켄데룬 대피소의 한 여성에 따르면 간이침대와 빵 몇 조각을 지원받은 뒤로는 현재까지도 추가 구호품을 받지 못했다.
이스켄데룬 항만은 유조선에서 난 화재로 불길이 주변까지 번졌으나 잔해와 컨테이너가 진입로를 가로막아 구조팀 투입에 실패했다.
지진 발생 이전부터 400만 명의 난민이 고통을 겪던 시리아 북부 반군 통제 지역 역시 접근이 어려워 구조작업이 더디다.
특히 서북부 지역은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작은 교차로를 통해서만 구호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이 길마저 파괴돼 유엔(UN)은 이날 구호품 이송 중단 조처를 했다.
이에 더해 시리아 정부는 구호 물품을 튀르키예 국경이 아닌 국가를 통해 전달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지원 조치가 추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전날 튀르키예에서 규모 7.8과 7.5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현재까지 최소 7천800명이 사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