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5월과 7월 대정부 투쟁을 위한 대규모 집회와 총파업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 개혁을 명분으로 노동계를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이지만 고금리·고물가로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노조가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는 데 대해서는 우려가 나온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투쟁 계획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5월에 20만 명이 모이는 총궐기대회, 7월에는 2주간 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노동 개혁을 비롯해 고물가, 일자리, 공공 인력, 산업 전환 등 정부의 국정 방향과 대책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양 위원장은 “올해 민주노총의 투쟁 강도가 여느 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기업 사무직 근로자 중심의 MZ세대 노동조합은 정치 파업 거부 등 기성 노조와 다른 활동으로 주목받는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노동운동에 대한 비판론도 나온다. 양 위원장은 “한국 사회에서 노조 활동을 하려면 한미와 남북 관계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국방 예산이 줄면 자연히 복지와 노동자를 위한 예산이 는다”고 항변했다. 그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서도 “민주노총은 진보 정치를 강화하고 힘을 키우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는 총파업을 벌인 화물연대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을 했다. 당시 정부의 대응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은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다. 양 위원장은 “화물연대에 대한 여론조사를 관심 있게 봤고 의미도 있었다”며 “민주노총은 국민 시선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스스로 변화가 더뎠다”고 말했다. 그는 경색된 노정 관계를 풀어 노정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지만 정부의 노동 개혁 논의 틀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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