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001060)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 단일제와 복합제 3종이 114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외형확대와 수익성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죠, 단일제로 인지도를 키운 후 복합제를 추가로 발매해 캐시카우로 키우는 일명 '패밀리' 전략이 적중했습니다. JW중외제약은 리바로에 고혈압 치료제 성분 발사르탄을 합친 '리바로브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성분 에제티미브를 합친 '리바로젯' 등 복합제 2종을 추가로 출시했습니다. 덕분에 리바로의 특허가 만료된 후에도 매출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꾸고 동시에 처방 확대를 끌어낼 수 있었죠.
흥미로운 점은 JW중외제약이 자체 개발한 신약이 아니라 해외에서 도입한 기술을 간판 브랜드로 키웠다는 겁니다. 이 회사는 2003년 리바로의 원개발사인 일본의 코와, 니산화학과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임상을 거쳐 2005년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간 리바로 관련 연구개발(R&D)과 학술마케팅에 쏟은 투자는 웬만한 신약에 뒤지지 않습니다. 스타틴 계열 약물간 경쟁이 한창 치열하던 2008년부터 당뇨병 유발 위험이 제기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이 2012년 모든 스타틴 제제에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의무적으로 추가하도록 하자 "당뇨병 위험 징후 없음이란 문구를 표기할 수 있는 유일한 스타틴 계열 약물"이라는 점을 앞세워 차별성을 어필했습니다. 2021년말부터는 리바로 주원료를 자체 생산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높였죠. 리바로 매출이 증가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결과 JW중외제약은 최근 3년 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JW중외제약은 이외에도 로슈그룹 주가이제약으로부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에 대한 국내 독점 개발권과 판매권을 확보했죠. 악템라는 지난해 건강보험까지 적용돼 236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발빠르게 경쟁력 있는 신약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도 R&D 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이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네요.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코너는 삶이 더 건강하고 즐거워지는 의약품 정보를 들려드립니다. 새로운 성분의 신약부터 신약과 동등한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제네릭의약품(복제약)에 이르기까지 매년 수없이 많은 의약품이 등장합니다. 과자 하나를 살 때도 성분을 따지게 되는 요즘, 내가 먹는 약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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