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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여운 짙은 어느 부녀의 찬란한 튀르키예 여행기 '애프터썬'(영상)

타임지·뉴욕타임스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2위·4위

배우 폴 메스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캠코더에 담긴 어린 시절 튀르키예 여행 다뤄

[리뷰] 2월 1일 개봉작 '애프터썬'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애프터썬' / 사진= ㈜안다미로, 그린나래미디어㈜






따뜻하지만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슬픔과 외로움이 튀르키예 여행 속에서 툭툭 비집고 나온다. 사랑을 원하는, 어느 부녀의 여행기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애프터썬’은 각본, 연출을 맡은 샬롯 웰스의 자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데뷔작임에도 2022년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프랑스 터치상을 수상했다. 2023년 영국 아카데미를 포함 전 세계 영화제 131개 부문 후보로 올랐고, 5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타임지, 뉴욕타임스 등 해외 매체와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올해 최고의 영화로 손꼽으며 극찬하기도 했다.

영국 드라마 ‘노멀 피플’로 이름을 알린 폴 메스칼이 11살 딸을 둔 젊은 아빠 캘럼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23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사춘기 딸 소피 역에는 800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신예 프랭키 코리오가 호연을 펼친다.





영화는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 든다. 영화는 어린 시절 아빠 캘럼의 캠코더 속에 찍힌 딸 소피의 모습으로 시작되지만, 곧 어른이 된 소피가 그 캠코더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곧이어 나온다. 그 뒤로 20여 년 전 아빠와 함께한 튀르키예 여행이 펼쳐진다. 캘럼과 소피는 호텔에 머무르며 평범한 여행을 즐긴다. 이들은 따사로운 태양 아래에서 수영을 하고, 태닝을 하며, 오락실에 가서 오락을 한다. 영화는 이런 그들의 여행 과정에 긴 분량을 할애한다.

그런데 이 여행은 조금 특이하다. 지극히 평범하고 사적인 사소한 에피소드 사이에 불안감이 깃들어있다. 캘럼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고향 스코틀랜드를 떠난 인물이다. 방 안에서 태극권을 하고, 터키산 수제 양탄자에 빠져있으며, 홀로 춤을 춘다. 가끔은 곧 죽어버릴 것처럼 물에 뛰어들거나 베란다 난간 위에 올라가 서 있는 장면은 위태롭다.

하지만 부녀 사이에 무슨 큰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소피가 늦게 들어온 날 밤 아침에 캘럼은 소피에게 “네게 생긴 일을 무엇이든 솔직히 말해도 된다”라고 격려한다. 이들은 서로를 사랑한다. 이들의 여행은 소위 ‘영화’처럼 드라마틱하지 않지만, 우울함과 불안함이 서려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가서 짙은 감동을 선사한다. 많은 이들이 명장면으로 꼽게 될 거란 예감이 들 정도로 인상적인 한 방을 날린다. 비록 영화 속에서 그가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 명시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캘럼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애쓰고 싸우는 사람이다. 반면 소피는 한창 성에 눈을 뜨며 호기심으로 가득한 사춘기 소녀다. 소피는 캘럼의 감정을 어렴풋하게 짐작할 뿐이지만, 기꺼이 그의 곁에 함께하고 싶어 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고, ‘같은 하늘 아래 있진 않더라도 같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여름 여행을 마무리한다.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튀르키예 여행 장면이 어른이 된 소피의 시점으로 재구성된 것인지, 실제 여행 당시의 감상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섬세한 연출은 기어이 이 두 시점을 섞어 놓은 듯한 효과를 준다. 그렇게 어린 소피의 추억이 어른 소피의 시각에서 재구성되면서 캘럼이라는 존재를 다시 들여다본다. 사춘기 소녀이던 소피가 당시 젊은 아빠 캘럼의 나이가 돼 아빠와의 추억을 되새긴다.

부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출한다. 영화 배경인 90년대 분위기를 살린 음악도 인상적이다. OST로 삽입된 퀸과 데이빗 보위의 ‘언더 프레셔(under pressure)’는 영화의 메시지를 관통한다.

사랑, 우리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위대한 것

그 느낌을 기다리고 있지

당신의 사랑이 나를 구원해 줘 치유해 줘



[애프터썬] 이동진과 오바마가 만점 준 화제의 개봉작, 튀르키예 여행 떠난 사춘기 딸과 오빠 아니 아빠의 아름다운 추억 영화리뷰(프랭키 코리오, 폴 매스칼, 샬롯 웰스) | 오영이무비
+ 요약


제목 : 애프터썬(Aftersun)

장르 : 드라마

감독/각본 : 샬롯 웰스

출연 : 폴 메스칼, 프랭키 코리오

수입/배급 : 그린나래미디어

제공/공동배급 : 안다미로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01분

개봉: 2023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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