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7.8 규모의 본진에 버금가는 강도의 여진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1일(현지시간) 펴낸 새 보고서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상황과 관련한 향후 전망을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향후 규모 7.0 이상의 여진이 더는 발생하지 않고, 규모 5.0∼6.0대의 중간 정도 지진이 이어지면서 여진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은 약 90%로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두 번째는 규모 7.8의 본진보다는 약하지만 규모 7.0을 넘기는 여진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USGS는 "가능성은 10% 정도로 낮은 시나리오"라면서도 "이렇게 되면 본진 피해지역에 또다시 영향을 미치면서 추가 여진 빈도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지막 '최악의' 시나리오는 규모 7.8과 같거나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다. 확률은 1% 안팎으로 사실상 매우 낮지만, 이 경우 현재 피해 지역은 물론 인접 지역에까지 추가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USGS는 해당 보고서에서 튀르키예·시리아를 합친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을 26%로 2%포인트 상향했다. 지진 직후 0%였던 것에서 닷새 사이 10%, 14%, 24%, 26%로 잇따라 올리면서 전망이 점차 비관적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 추정 규모 역시 GDP의 최대 6%에서 10%로 상향했다. USGS는 손실이 100억∼1000억달러(약 12조5000억∼125조원)일 확률을 35%로 유지했지만, 1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을 33%에서 34%로 올려잡았다.
이와 관련, USGS는 "큰 여진은 이미 약해졌거나 부실하게 건축된 구조물에서 추가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여진은 빈도가 낮아지더라도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사망자 수가 2만 960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숨지고 5276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가를 합친 총 사망자는 3만 3179명으로 이는 2003년 발생한 이란 대지진 사망자 약 3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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