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정쟁이 격화하면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가 생산한 법률의 품질을 보면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며 국회의원의 입법권 남발도 문제 삼았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당들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 품격을 떨어트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시비를 스스로 가리지 못하고 무작정 제소해놓기 때문에 정치 사법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20대 대선 선거사범 2001명 중 고소·고발로 인한 인원이 1313명으로 19대 대선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현재 각 정당간 고소·고발 미제사건은 100건이 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의 종언”이라고 우려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의 법안 남발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는 양적으로만 보면 일을 아주 많이 하는 것 같다”라며 “제20대 국회는 1년 평균 약 6000건을 발의해 800건을 가결했다. 이는 미국이 한 해 5000건을 발의해 460건을 가결하는 것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용을 보면 선언적 규정을 넣거나 단순 자구 수정에 그치는 법안도 있다”라며 “불필요한 법안 발의가 많아 임기 만료로 폐지되는 법안도 너무 많다”고 부연했다. 주 원내대표는 “제 20대 국회에서는 법안의 62.2%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라며 “한마디로 우리 국회가 헛심을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입법 성과만 앞세우니 부실한 법안도 많아 위헌·헌법불합치 판정을 받는 경우도 많다”라며 “이는 국회의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이 나면 대체 입법을 서두르는 것이 누구보다 헌법을 존중해야 하는 국회의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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