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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노심초사…전남 산단, 공업용수 확보 비상

주암댐·수어댐 수위 25% 이하

섬진강댐 5월 저수위 도달 예상

포스코 등 여수·광양산단 기업

정비 시기 앞당겨 물 절약 앞장

남부 지방에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전남 순천시 주암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수자원공사




지난해 말부터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 등에 용수를 공급하는 주암댐과 수어댐 수위가 25% 이하로 떨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14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잇따른 가뭄으로 전남 지역 주요 기업에 용수를 공급하는 주암댐과 수어댐이 6월 말쯤 한계 수위인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섬진강댐은 이보다 이른 5월말께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암댐은 광주시 산하 3개 자치구와 전남도 산하 10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300여 기업이 입주한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단에도 공급하고 있다. 수어댐은 철강산업이 들어선 광양국가산단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용수를 공급하며 일부는 여수산단에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영산강과 섬진강의 지난해 누적 강수량은 782.1㎜로 평년 1247.4㎜의 62.7%에 그치는 수준이다. 주암댐과 수어댐은 지난달 말 기준 219일째 가뭄에 접어들면서 ‘심각’ 단계가 지속되고 있다. 현이에 기업들은 가뭄에 따른 정기 보수 일정을 앞당기고 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등 고육지책을 꺼내 들고 있는 상황이다.



여수·광양산단에 입주한 포스코, 현대제철, LG화학, 한화에너지, 금호석화 등 16개 기업은 정비 시기를 상반기로 앞당기는 방안을 놓고 정부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가뭄 대책에 돌입했다. 수돗물을 대체하기 위한 지하수 취수량을 하루 2150t에서 3150t으로 늘리는 등 자체적으로 물 절약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남부 지방의 가뭄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날 전남 여수에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비상대책에 돌입했다. 전남도, 여수시, 광양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여수산업단지공장장협의회,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이날 협약에 참여했다.

전남도도 도내 90개 산단 3000여개 기업을 찾아 공업용수 절감에 동참할 것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강수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어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전남도 산하 주요 지자체들이 수돗물 절약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용수를 대체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산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여수산단에 입주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례적인 가뭄이 맞물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단 정비 기간을 가뭄 시기와 맞물려 조정하면 상당한 양의 공업 용수를 아낄 수 있어 이에 대한 승인을 환경부에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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