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판사'가 호의와 권리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을 다뤘다.
15일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안방판사'는 전국 기준 시청률 1.2%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헤어 디자이너 겸 관리자가 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 일명 '소확횡'을 일삼는 직원을 고소한 내용을 풀었다. 양측 변호인단의 팽팽한 공방 끝에 안방판사는 관리자의 승소로 판결을 내렸다.
고소인인 관리자는 직장의 물건을 자신의 사물함으로 가져가는 피고소인 직원이 황당하다는 입장이었다. 헤어숍 관리자인 고소인의 입장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직원이 쓰다가 남은 스프레이를 가져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 직원은 일은 잘하지만 일터의 비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1등으로 출근했던 직원은 헤어숍 제품으로 앞머리 셀프 염색을 해 관리자의 허락 없이 테스트 명목으로 비품을 사용했다. 또 그는 관리자의 개인 카드로 구강 청결제, 칫솔, 렌즈보존액을 함께 구입했다. 간식 구매를 위해 지급한 카드였다.
관리자는 개인 카드를 지급한 이유로 자신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스태프 시절을 겪었던 만큼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첫 제자라는 애착으로 직원에게 자신의 개인 카드를 쓰게 해 줬다고 덧붙였다. 미용실에서는 개인 사업자의 개념을 가지고 있어 법인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상 관리자의 개인 카드가 법인 카드와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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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는 직원의 점심 식사를 위해 다시 개인 카드를 건넸다. 그는 영수증을 확인하고 직원을 피팅룸으로 호출했다. 직원이 선배 직원과 함께 점심값으로 무려 10만 8천 원을 지출했기 때문이었다. 관리자는 "일 잘하면 뭐 해, 네가 다 갖다 쓰는데"라며 "내가 딸 키워?"라고 분노를 표했다. 홍진경은 처음에는 자신의 의뢰인인 피고인을 변호했으나 생각보다 큰 액수에 놀랐다. 그는 "10만 8천 원에서 실드를 못 치겠다(감싸주지 못하겠다)"라며 피곤함을 드러냈다.
변호인단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됐다. 호의와 권리의 경계가 모호한 가운데였다. 직원은 비품으로 생활용품을 충당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자취하며 돈이 부족할 때 부득이하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관리자는 개인 카드 사용 용도 특정에 대해 "밥을 먹어라"라고 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직원이 다른 스태프들과 같이 식사하면서 월평균 300만 원에서 500만 원의 식대를 지출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변론에 나섰다. 관리자 측은 개인 용도 사용을 근거로 횡령과 배임을 주장하는 변론 전략을 세웠다. 직원 측은 사회적 상규에 근거한 무죄 주장 전략을 세웠다. 변론 끝에 안방판사는 관리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다만 관리자가 호의와 복지에 대한 기준을 모호하게 고지한 바 있기에 앞으로는 명확한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그는 앞으로는 한도를 100만 원으로 정하고 직원을 위한 일에만 쓰도록 했다. 직원은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였다. 관리자 역시 자신의 두루뭉술한 기준이 문제가 되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관리자가 분명한 선을 정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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