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 팀전이 진행된다. '피크타임'은 팀을 유지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발판 삼아 이들이 시청자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소속사의 분쟁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MC 이승기처럼, 참가자들도 다시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할 예정이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서울에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피크타임'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마건영 PD, 박지예 PD, 가수 이승기, 티파니 영, 박재범, 이기광, 김성규, 안무가 심재원, 프로듀서 라이언전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피크타임'은 대한민국 최초 팀전으로 펼쳐지는 글로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무대가 절실한 현역 아이돌부터 빛을 보지 못한 경단(경력단절), 해체 아이돌까지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뜨거운 경쟁을 벌인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와 음원 수익 정산 갈등 등으로 분쟁에 휘말렸던 이승기의 첫 공식 석상으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11월 이승기는 데뷔 이후 18년 동안 몸담은 후크에서 음원 수익을 정산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소속사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논쟁을 이어가던 중 후크는 약 50억 원의 정산금을 지급했다. 이승기는 돌려받은 미정산금 전액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며 서울대어린이병원 등에 기부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기는 "'피크타임' 섭외를 받고 출연을 결정한 후 사건이 터졌다. 미묘한 시기에 제안을 준 것"이라며 "사건과 별개로 '싱어게인'에서 함께한 제작진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정한 거다. 오디션 경쟁이라는 틀 안에서 감동과 따뜻함을 놓치지 않는 부분이 좋더라"고 MC를 맡은 이유를 밝혔다.
'피크타임'은 무명의 반란 열풍을 일으킨 '싱어게인'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프로그램이다. 마 PD는 '싱어게인'이 지녔던 '기회'라는 키워드를 연장해서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막 데뷔한 신인 섹션, 활동 중인 팀 섹션, 활동이 중지돼서 일방적으로 기다리는 팀 센션이 있다. 오롯이 실력 만으로 무대에서 증명하는 기회 제공의 장"이라며 "지난 3년간 많은 팀이 데뷔했는데, 코로나19로 무대와 관객이 사라진 시간을 보냈다. 자신을 알리고 싶지만, 기회가 부족한 친구들이 나와서 실력을 보여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팀전이었다. 마 PD는 "소위 말하는 각 팀의 에이스들만 모아서 새로운 팀을 조합하는 구성은 이전에도 있었다. 참가자들이 처음에 팀으로 결성됐을 때 누군가는 시너지를 봤을 거 아니냐"며 "같은 꿈을 꾸면서 가보자는 마음이 있었을 거다. 팀을 보여준다면, 오디션 자체에 힘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고, 와해되지 않는 구성을 만들고 싶었다"고 짚었다.
오디션은 심사위원의 평가와 대국민 투표로 진행된다. 박 PD는 "보통 아이돌 프로그램은 시청자, 팬 투표로 진행되는데 우리는 심사위원단이라는 시스템을 갖고 가면서 전문가적인 시점에 맡기고 싶었다. 데뷔를 했던 참가자도 있어서 팬덤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과 팬덤 투표의 중점을 잡고 싶었다"며 "지금까지는 심사위원 점수가 기반이고, 방송이 나간 후 대국민 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팀의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막강한 MC, 심사위원 군단이 뭉친다. 탁월한 공감 능력을 가진 이승기가 MC를 맡고, 슈퍼주니어 규현, 소녀시대 티파니 영, 박재범, 하이라이트 이기광, 인피니트 김성규, 위너 송민호를 비롯해 SM 퍼포먼스 디렉터 심재원, 프로듀서 라이언전이 심사위원으로 출격해 숨은 보석들의 빛나는 무대를 함께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틀에 박히지 않은 시선과 노하우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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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PD는 "심사위원들은 유명하고 업계에서 자리 잡고 있는 분들이다. 보통 심사위원이라고 하면, 권위적인 모습을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아이돌 프로그램이고, 나이가 어린 분들이 시청자들이다 보니 심사위원들을 젊게 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심사 기준에 대해 박재범은 "마음을 움직이는 게 기준이다. 연습을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원은 "이 업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하면 무대를 잘 표현할까를 심도 있게 봐 왔다. 참가자들이 좋은 상황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게 아니다 보니, 임하는 자세부터 무대에 오르는 것까지에 대한 걸 깊이 보려고 한다"며 "표현법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기광과 성규는 팀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심사위원으로서 남다른 시선으로 참가자들을 바라본다. 이기광은 "심사위원의 마음보다 함께하는 동료로 후배들이 어떤 노래와 춤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되더라. 참가자들의 무대에 진심과 노력이 묻어 있어서 감사했다"며 "나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떠올렸다. 성규는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의 무대를 봤을 때 개인적으로 반갑더라. 과거가 그리워지기도 한다"며 "시청자들도 반가운 마음으로 분들도 나온다.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티파니 영은 심사위원 중 홍일점으로 활약한다. 그는 "여성으로 이 자리에 있으면서, 향후 더 많은 여성 심사위원이 앉아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16년 동안 소녀시대로 활동하며 시대와 환경이 바뀌어도 멤버와 팬을 지키는 마음에 공감한다. 그 노하우를 참가자들에게 쏟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해서 어떻게 될지 몰라'라는 고민보다, 서로를 지킬 마음만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 최대한 건강한 충고를 하는 편"이라고 했다.
'피크타임'이 참가자들을 지원하는 서포트는 어디까지일까. 마 PD는 "마음 같아서는 내가 억만장자라 쭉 지원해 주고 싶지만 그게 아니다. 프로그램 차원에서 참가자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려고 한다"며 "어떤 팀은 매니저의 도움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팀도 있다. 다른 환경에 처했는데, 어쩌면 간절함과 노력만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곡, 의상, 안무는 모두가 공정하게 원하는 바를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의 지원은 흥행과 맞닿아 있다"며 "흥행하게 되면, 관련된 스핀오프나 파생 프로그램이 생길 수 있다. 향후 앨범 활동의 촉진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이 흥행한다면, 걸그룹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뒀다. 마 PD는 "2022년에는 걸그룹이 강세여서 걸그룹 시장이 활성화됐다. 두각을 나타낸 보이그룹이 있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보이그룹 시장이 작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때 남자 아이돌을 해야 된다는 마음이었다. 프로그램이 잘 되면 여자 아이돌 시즌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크타임'은 이날 오후 8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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