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과점체제인 은행·통신업계의 실질적인 경쟁시스템 강화”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지시와 함께 관련 부처에 제도 체제 개선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제 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발언에서 “여러 정책적 노력으로 물가·금리의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그간 가파른 상승의 여파로 취약계층과 서민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민생 부담 경감을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회의에서는 공공요금, 에너지 요금, 통신 비용, 금융 비용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4대 민생 분야에 대한 지출 부담 경감과 취약계층 지원 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며 “도로·철도·우편 등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최대한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을 하고, 지방정부도 민생의 한 축으로서 지방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요금과 관련해서는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통신, 금융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라며 “많이 어려운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노력과 함께 업계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정부의 정책이 과학이 아닌 이념과 포퓰리즘에 기반하면 국민이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국정 운영, 민생과 현장 중심의 정책을 늘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생방송으로 공개됐다. 당초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가 끝나고 나서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회의 시작 20여 분 전 출입 기자단 공지를 통해 ‘생중계 변경 진행’ 방침을 알렸다. 최근 ‘난방비 대란’ 등 민생 불안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민생 경제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