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아태 마스터스 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제작한 홍보 영상물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15일 전북도 공식 유튜브에는 ‘생활체육인의 축제!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대회’라는 제목의 대회 홍보 영상이 올라왔다.
기획부터 촬영까지 한 달에 걸쳐 만들어진 이 영상은 2분 41초 분량으로 한 편의 짧은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됐다.
40세가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이성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중년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과 소개팅을 하게 되지만 거절당하고, 어린 조카에게 ‘지금이라도 운동을 해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봐’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이어 조카의 “생활 체육도 즐기고, 대회도 나가고, 운동을 하며 자신감을 찾아”라는 말에 이 남성은 용기를 내 아태 마스터스 대회에 참가하고, 열 살 차이 나는 소개팅 여성과 연애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이 난다.
영상 중간에 대회 일정과 종목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삽입됐지만, 주 내용은 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사랑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 영상의 촬영은 전북도청 테니스장과 카페, 길거리 등에서 이뤄졌으며, 제작비는 약 1000만 원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상이 공식 홍보영상은 아니지만, 전 세계 생활체육인이 참여하는 국제대회인 만큼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전북 아태 마스터스 대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한 국제종합 생활체육 대회로 오는 5월 12일부터 아흐레간 열린다. 2018년부터 전담 조직위원회가 꾸려져 참가자 1만 명 모집과 대회 부흥에 사활을 걸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로 여겨진다.
영상을 제작한 전북도 담당 부서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너무 무겁지 않게 영상을 제작하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소위 ‘B급 감성’으로 만들려고 의도했다. 영상을 무게감 있게 만들면 조회 수가 잘 나오지 않아 가볍게 만드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영상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입장을 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