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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피벗' 기대에 찬물…6개월물 국채금리 16년만에 5% 돌파

[ 美 1월 CPI 6.4%↑ 전망치 상회]

7개월 둔화됐지만 속도 느려져

연준 3·5·6월 베이비스텝 유력

"올 기준금리 5.0~5.5%가 적당"

연은 총재들도 인상 가능성 열어

일각선 "디스인플레 이어질 것"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시민들이 저렴한 판매 가격을 홍보하는 식당 입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6.4%올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AFP연합뉴스




월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생각보다 더 길고 고통스러울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이제 물가 안정세가 지난해 4분기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시장의 금리 인상 전망은 CPI 발표 이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12월 제시한 수준을 넘어섰으며 연준 관계자들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점도표에 더욱 높은 금리 전망을 담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미국 CPI는 전년 대비 6.4% 상승해 시장 전망치(6.2%)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지난해 12월 0.1%에서 올해 1월 0.5%로 오름폭이 더 커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1월 전년 대비 5.6% 올라 전월(5.7%)보다 둔화됐지만 시장의 전망치(5.5%)는 상회했다. 월간 근원 CPI는 0.4% 올라 지난해 12월(0.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세 달 연속 마이너스였던 근원 상품 물가는 1월 전월 대비 0.1%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거비 상승(0.7%)의 영향으로 근원 서비스 물가도 0.5% 상승해 완화 기미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거비는 근원 서비스 물가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샌탠더유에스캐피털의 미국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오를 것으로 봤던) 중고차 가격과 항공료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CPI 수치는 더 나쁠 수 있었다”며 “주거비가 지금처럼 오르는 한 2%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에 시장은 CPI가 지난해 6월 9.1%에서 7개월 연속 둔화됐다는 사실보다 개선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기준금리가 6월 5.25~5.5%까지 높아진 뒤 12월 5.0~5.25% 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3월과 5월·6월 세 번 연속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12월에 한 차례 인하한다는 전망이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금리 정점을 5.0~5.25%, 연말 금리는 5% 이하로 봤다. 연준이 12월 제시한 금리 정점과 연말 금리가 5.0~5.2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시장의 전망은 연준보다 매파인 셈이다. 국채 시장도 마찬가지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정책금리 변동에 민감한 2년물 미국채 수익률은 0.81%포인트 오른 4.613%를 기록했다. 특히 6개월물 국채 수익률은 5.02%였다. 6개월 국채 수익률 종가가 5%를 넘긴 것은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수익률은 올 8월의 기준금리 전망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물가 추세가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영향을 미쳤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가격이 잘 변하지 않는 40여 개 항목을 따로 묶어 산출하는 경직성(sticky) CPI의 3개월 평균 연율은 전월 6.0%에서 1월 6.2%로 올라 석 달 연속 하락세가 끝났다. 클리블랜드연은이 산출하는 중위 CPI도 1월 7.1%로 전월(7%)보다 올랐다. 변동성을 걷어내면 1월에 인플레이션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경제에 녹아든 근본적 인플레이션은 3%가 넘고 낮아질 기미가 없다”며 “침체 없이는 3% 아래에 도달하기는 힘들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을 바꿀 때”라고 진단했다.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는 “공급망은 두 번 회복될 수 없기 때문에 최근 몇 달간 보였던 상품 가격 하락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필요하다면 이전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5.0~5.5% 수준에서 올해를 끝내는 것이 올바른 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단지 주춤한 것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선임미국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헌터는 “물가 둔화 추세는 곧 다시 가속화할 것”이라며 “공급 문제 해소, 주거비 하락이 곧 가시화되고 노동시장 여건도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는 “이날 CPI는 빠르지는 않지만 여전히 둔화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좋았다”며 “금리 인상을 중단할 지점에 가까이 왔다”고 평가했다.

백악관도 둔화 추세를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늘 발표는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라며 “이미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더 내려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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