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 이른바 ‘대장동 일당’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6일 김 전 부원장의 3회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정민용 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세 사람은 김 전 부원장에게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공동 피고인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이밖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회계사 정영학 씨, 중간 전달책 역할을 한 이모 씨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이날 준비절차를 마치고 다음 달 7일 본격 재판을 시작한다. 가급적 일주일에 두 차례 공판을 열어 김 전 부원장의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올해 5월 전에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이날 “(증거 목록에) 언론 기사가 110건이 넘고 개인적인 블로그와 SNS 내용이 30건 넘게 들어간다”며 “증거 목록을 부풀려 유죄를 추정할 수 있게 의심을 키우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앞선 재판에서도 검찰이 공소장에 불필요한 배경 설명을 과도하게 기재해 공소장일본주의를 어겼다고 항의했다. 공소장일본주의는 판사의 예단을 막기 위해 검사가 공소장만 제출하고 다른 서류와 증거를 첨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재판부는 “일반적 정상이나 분위기를 전달하는 증거는 유죄 증거로 (보기에는) 직접적인 거리감은 있다”며 “재판부도 그런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 정씨와 공모해 남씨에게서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