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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재활치료 덕분에 힘든 학업 이겨…올해 대학 입학합니다"

코로나19 이후 4년만에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개최

강남세브란스병원, 2000년 국내 최초로 호흡재활치료 도입

루게릭병 등 희귀난치성 질환자, 증상완화 돕고 사회생활 지원

16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중강당에서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가 열렸다. 한국교통대 경영통상복지학부에 입학 예정인 김민석 군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저뿐만 아니라 여기 계신 여러분들께서 정말 많은 노력을 통해 학교에 입학하고 학업을 이어나가고 계신 줄로 압니다. 입학을 앞두고 설레면서도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노력한다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6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중강당에서 열린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에서 김민석(19) 군이 당찬 목소리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듀시엔형 근이영양증(DMD·Duchenne Muscular Dystrophy)을 앓고 있는 김 군은 올해 한국교통대 경영통상복지학부에 입학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호흡 재활 치료를 받으며 학업을 이어오고 있다. 유전성 근육 질환인 DMD는 남아 35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희귀병이다. 근육이 서서히 퇴화하면서 사지 근력이 마비되고 시간이 지나면 호흡 근육마저 약해진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55년간 앓았던 루게릭병과 유사하다.

김 군은 “고등학교 때부터는 공부하는 것이 정말 힘들어졌는데 호흡 재활 치료를 받은 후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덕분에 공부할 수 있었다”며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과 호흡재활센터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16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중강당에서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이날 행사는 김 군처럼 숨을 쉬기조차 어려운 중증 장애를 겪으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학업에 도전하고 있는 희귀 질환 환자들, 일명 ‘한국의 호킹들’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다. 올 3월 대학에 진학하는 7명의 입학생과 2명의 졸업생이 행사의 주인공이다. 대다수가 근육병·루게릭병·척수근위축증과 같은 신경근육계 희귀 난치 질환을 앓고 있어 활동 보조와 인공호흡기 보조가 필요하다. 학업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개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00년 국내 최초로 호흡 재활 치료를 도입하며 이러한 희귀 질환 환자들의 삶을 온전히 바꿔 놓았다. 호흡 재활은 인공호흡기를 매일 사용해야만 하는 중증 상태의 환자도 학업과 사회생활을 가능하게 해준다. 호흡 재활이 희귀 질환 자체를 완치시킬 수는 없지만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강성웅 호흡재활센터 소장(재활의학과 교수)은 “희귀 난치성 질환일수록 질환을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호흡 마비 환자라도 적절한 의료적 관리와 각자의 특성을 고려한 개인 맞춤식 호흡 재활 치료로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희귀 난치병 환자가 사지 마비와 호흡 장애를 이겨내고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와 선한 영향력을 널리 전파하는 사회적 역할도 하리라 기대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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