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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투성이 사망' 12세 학대살해 계모…"사죄하는 마음뿐"

친부도 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를 받는 계모 A씨가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2세 의붓아들을 학대해 멍투성이로 숨지게 한 계모가 남편과 함께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16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계모 A씨(43)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그의 남편 B씨(40)를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A씨는 검찰 송치 전 인천 논현경찰서 앞에서 ‘(학대살해)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이가 어떻게 사망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입을 닫았다.

이어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으냐, 학교에는 왜 안 보냈느냐’는 질문에는 “사죄하는 마음뿐이고 잘못했다.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일까지 9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C군(12)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직장에 출근했다가 A씨의 전화를 받고 귀가한 B씨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C군은 끝내 숨졌다.

사망 당시 C군의 온몸에서는 타박흔(외부 충격으로 생긴 상처)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초등학교 5학년인 그의 몸무게는 30㎏으로 또래 평균보다 15㎏ 넘게 적었다.

그동안 아내와 분리돼 인천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B씨도 이날 검찰로 송치됐다. B씨는 지난해 1년 동안 손과 발로 아들 C군을 폭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하려고 때린 적은 있다”면서도 “멍과 상처는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더니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당초 부부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했다가 검찰 송치 전 A씨의 죄명은 아동학대살해로, B씨의 죄명은 상습아동학대로 각각 변경했다.

A씨의 상습 학대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데다 그가 범행할 당시에 사망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동을 학대해 고의로 숨지게 한 피고인에게 아동학대살해죄가 인정되면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 가능한 아동학대치사죄보다 형량의 하한선이 높다.

C군은 최근 2년간 감기로 추정된 질환으로 내과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학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간 이력은 전혀 없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사망 당일까지 계속 학교에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이었다.

A씨 부부는 “필리핀 유학을 준비 중이어서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각종 안내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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