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모임의 목적은 결국 ‘뒤풀이’라는 말이 있다. 고된 산행 후 맛있는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는 빼놓을 수 없는 순서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에서 등산모임 후 뒤풀이에서 음주 여부에 따라 술값 부담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1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취미로 등산을 일주일에 1~2번 정도 즐긴다는 30대 후반 직장인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비음주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음주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술 안 먹는 사람도 술값을 ‘n분의 1’ 하니 부담이 덜 하지만, 비음주자 입장에서는 한 병에 거의 5000원꼴 하는 술값이 모여서 금액이 커지면 부담이 된다”며 “술도 안 먹는데 다른 사람 술값을 내줘야 하는 억울함도 있다”고 적었다.
A씨는 “어떤 사람은 음주자가 술 먹는 동안 안주를 많이 먹으라고 하더라”라며 “하지만 말이 안 된다. 술 한 잔 마시는 1~2초 사이에 안주를 얼마나 더 먹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술은 한 병 시켜 몇 잔 따르고 나면 금방 바닥나 계속 시키는데, 안주를 더 먹으란 말은 어이가 없었다. 안주를 먹깨비처럼 입에 다 털어 넣어야 되는 건가 싶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등산모임 모집글을 보면 음주자 리더는 뒤풀이 시 n분의 1이라고 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 모임에 오지 말라고 적는다”며 “반면 비음주자 리더는 음주자와 비음주자 차등정산이라고 적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 A씨는 “최근에는 등산모임 리더에게 뒤풀이 할 때 비음주자 술값을 빼주냐고 물어보고 빼주면 뒤풀이를 가고, 안 빼준다면 가지 않는다”며 “좀 쪼잔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전체 계산금액 중 술값이 3분의 2를 넘는 상황을 보면 이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의 글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반대 측은 음주자와 비음주자 모두 뒤풀이 자체를 함께 즐긴 것이기 때문에 술값을 동일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며 맞섰다. 이들은 “술 먹는 사람들끼리도 마시는 양이 다르다. 1병 먹은 사람은 3병 먹은 사람 보면 얼마나 억울하겠나”, “술만 마시고 안주는 안 먹으면 안줏값은 빼주는 거냐”, “그러려면 소식하는 사람, 특정 음식 안 먹는 사람 다 고려해서 값을 빼줘야 한다”, “합리적이지만 정산하는 사람이 귀찮을 것 같다”, “공평하게 한다고 나누면 끝도 없다” 등 댓글을 달았다.
반대로 A씨 의견에 동조하는 직장인들은 “나눠서 정산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술값이 너무 비싸져서 술값을 빼고 정산하는 게 맞다”, “술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도 비싼 술 시켜먹기에 신경 덜 쓰이고 좋다”, “술 안 먹는 사람들 포용하기 위해서라도 먹은 만큼 내는 게 맞는 것 같다” 등의 의견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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