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기후활동가 2명이 난입해 행사를 방해했다.
기후환경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활동가 2명이 16일(현지시간) 오후 7시 35분쯤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팔라스트에서 열린 제73회 베를린영화제 개막식에 진입금지 펜스를 넘어 난입했다. 이들은 초강력 접착제로 레드카펫에 자신의 손을 붙였다.
마지막 세대는 이날 낸 성명에서 “빛나는 연회복들 사이에 ‘마지막 세대’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활동가들은 현 정부와 사회가 수십억명의 희생자를 낼 기후 재앙을 막을 기회를 지닌 마지막 주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나선 활동가 리사 빈켈만(20)은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재앙 속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우리 사회는 다가오는 붕괴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활동가 라파엘 펠미(26)도 “베를린 영화제와 같은 행사는 위험에서 눈을 돌리도록 유혹한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처럼 (변화하지 않고) 계속 생활한다면 이런 행사들도 앞으로는 열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들이 난입했을 때 베를린영화제 초청객들은 이미 다 개막식장 안으로 입장한 상태였으며, 큰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마지막 세대 측은 시위 장면이 담긴 영상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이들은 펜스를 밟고 넘어가 레드카펫 중앙으로 이동했다. 보안요원과 잠시 몸싸움을 벌였지만 바닥에 손을 붙이는 데 성공했다. 관람객들은 이 모습을 보고도 동요하거나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매체가 공개한 사진 등을 보면 활동가들은 이후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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