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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떡볶이와 교자에 '비며들다'…이런 맛이 난다고? [지구용]

[고독한 비건]풀무원 '지구식단' 협업 '위키드 와이프'

진입장벽 없는 메뉴에 '비며드는' 경험… 2월에만 운영

사진=풀무원 제공, 일러스트=박희민 디자이너




※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가로운 평일의 서울 성수동, 수많은 핫플레이스를 지나쳐 와인 페어링 바 '위키드 와이프'에 도착했습니다. 풀무원의 식물성 라인업, '지구식단'을 맛볼 수 있는 협업 메뉴가 출시됐기 때문입니다.

풀무원은 2월 한 달 동안 성수동, 장충동, 을지로의 인기 식당 다섯 군데에서 ‘지구식단’ 협업 메뉴를 선보입니다. 메뉴와 운영 시간, 비건 여부가 조금씩 다르니까 미리 설명을 잘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위치는 식당 이름에 링크로 걸어뒀습니다.



◇성수동

와인페어링바 위키드와이프(2/1-28): 지구식단 토마토동글떡볶이, 지구식단표고야채 한식교자, 지구식단 분식 세트(떡볶이+한식교자) →비건

캐주얼 스낵바 린가네(2/1-28) : 지구식단 햄카츠샌드, 지구식단 중화풍교자스프 →락토오보(유제품, 계란 함유), 페스코(유제품, 계란, 해산물 함유)

◇장충동

요리주점 제육원소 (2/1-28) : 지구식단 부리또(수요일 런치, 상시 디너), 지구식단 부리또 세트(수요일 런치) →비건

전통주점 사슴(2/1-28) : 지구식단 두부애플파이 →오보(계란 함유)

◇을지로

요리연구가 이와사키 유카의 일식 다이닝 유카네(2/7-28) : 지구식단 콩고기야끼우동, 지구식단 두부면 샐러드, 지구식단 근채카레튀김 with 텐더프라이 →비건

떡볶이랑 만두라니...논비건도 비며들 수밖에


사진제공=풀무원


에디터들이 찾아간 위키드와이프에서 선보인 메뉴는 '지구식단 표고야채 한식교자'와 '지구식단 토마토동글떡볶이'. 와인 페어링 바인만큼 와인도 다양한 종류가 갖춰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지구용 토막 상식, 내추럴와인은 말 그대로 첨가제를 최소화해 만든 와인이라 대체로 비건 와인이기도 합니다.

지구식단 특별 메뉴의 맛은 어땠냐고요? 자타공인 맛&술 선문가인 N번째용사 에디터는 토마토동글떡볶이의 매우 쫀득한 쌀떡에 반했습니다. 식은 뒤에도 퍼지지 않는 쫄깃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양송이 버섯이나 다른 야채를 곁들여서 만들어도 좋겠다 싶더라고요.



생강 에디터는 소스에 주목했습니다. 위키드와이프에선 ‘풀무원 지구식단 동글떡볶이’에 토마토소스를 더해 조리했는데, 토마토의 새콤함과 고추장의 옅은 매콤함이 조화로웠습니다.



교자는 물만두파인 생강 에디터에게는 크게 감명 깊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N번째용사 에디터는 "얇은피 만두의 명가답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야채와 두부를 잘 다져넣은 덕에 논비건만두 못잖게 풍미가 뛰어났다면서요.

교자와 양배추샐러드가 함께 서빙되었는데, 양배추 위에 뿌려진 위키드와이프의 특제 드레싱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직접 개발한 들기름비네거(당연히 비건입니다) 드레싱은 가벼우면서도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아주 잘 섞여드는 조합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논비건도 알아차릴 수 없는 비건식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우선은 맛있었고,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마음의 진입 장벽이 없는 메뉴들이니까요. 예를 들어 콩고기나 두부면을 썼다면 논비건들에겐 조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떡볶이와 교자라면 비며들기(비건+스며들다) 딱일 수밖에 없습니다.

첨가물은 적게, 종류는 더 다양하게


지구식단 메뉴는 2종뿐이라 좀 아쉽긴 했습니다. 식물성 텐더나 볶음밥으로 개발한 메뉴도 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아쉬운 김에 위키드와이프의 오리지널 메뉴, '쥬키니누들&치즈'도 주문해봤어요. 치즈가 논비건이긴 하지만 주키니로 만든 야채 파스타라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고, 탄수화물이 아니니까 더 건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슴슴한 감칠맛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해 봅니다.



에디터들은 을지로, 충무로의 다른 지구식단 메뉴도 찾아가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린가네의 햄카츠샌드, 사슴의 두부애플파이, 유카네의 근채카레튀김은 이름부터 인상적이니까요. 풀무원은 자사 식품에 첨가물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으로도 알려진 회사라 더 호감이기도 합니다. 이제 시중에 대체육, 비건 식품 종류는 많아졌지만 첨가물이 고민되던 참이었습니다.

풀무원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지구식단을 알릴 계획입니다. 식물성 텐더('LIKE 텐더'), 식물성 런천미트('LIKE 대체육')를 출시한 데 이어 앞으로 식물성 미트볼이랑 함박스테이크도 선보일 예정.

비건 업계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비건(채식) 시장은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든 그보다 작다"고요. 몇 년 전에 비하면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작고 귀여운 시장에서, 이름난 기업들이 움직여주는 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비건들도, 비거니즘을 널리 퍼뜨리고 싶어하는 사장님들도 더이상 '고독한 비건'이 아니게 될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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