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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1년] 韓 체류 우크라인들 "韓, 대러 경제제재 동참해달라"

러 대사관 앞서 우크라인 40여명 반전 집회

우크라 대사 "韓 도움 감사, 무기 지원 희망"

집회 참가자 대다수 "한국민, 지원에 감사"

19일 서울시 중구 정동 러시아 대사관 앞 회전교차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이정훈 견습기자.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코앞에 둔 19일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모인 40여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매서운 겨울바람도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의 열망을 꺾진 못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저마다 손에든 이들은 “민간인 살상을 중단하라” “푸틴을 멈추자(Stop Putin)”라는 구호를 외치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한국에 머무는 우크라이나 모임은 19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 정동분수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2월 24일 이틀 뒤인 2월 26일부터 약 1년 간 매주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전쟁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국인 10여명과 우크라이나인 40여명은 우크라이나 국가 제창을 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팻말을 들거나, 우크라이나 국기를 둘러메기도 했다. 50여명의 시위대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반주에 맞춰 엄숙하게 우크라이나 국가를 제창하고, 전몰자들을 위해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韓, 대러 경제 제재 동참…무기 지원해달라”


19일 대형 우크라이나 깃발을 든 집회 참가자들이 덕수궁 돌담길 주변에서 가두행진에 나서고 있다. 이정훈 견습기자


약 1시간 가량 러시아 대사관 앞 회전교차로에서 연설을 한 집회 참석자들은 길게 늘어서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서울 시청을 향해 가두 시위에 나섰다. 집회 참가자들을 확성기로 “러시아는 전범국가다(Russia is a war criminal)”, “푸틴을 멈추자(Stop Putin)” 등 러시아를 강력 규탄하는 구호를 거듭 외쳤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참석자들은 “러시아와 비즈니스를 멈추라(Stop business with Russia)”라고 외치며 한국 사회 역시 국제사회의 대러 경제 제재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와 무역해 발생하는 이익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 결국 우크라이나인들을 학살하는 돈이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19일 서울시 중구 정동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앞 회전교차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정훈 견습기자


대다수의 시위 참여자가 유학생이거나 직장인 등 민간인인이었지만 이날 시위에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로 유일하게 이날 집회에 나선 포노마렌코 대사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를 포함한 전세계의 다수가 우크라이나의 우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원래 전쟁에서는 강한 나라가 승리하는 법인데,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의 지원 덕분에 강한 나라로 거듭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를 도운 한국사회에 사의를 표하는 한편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에 많은 인도적 구호 물품을 지원해줬고, 이 점에 매우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독일의 전차 지원 등을 언급하며 “물론 더욱 활동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더욱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운데)가 19일 서울시 중구 정동 덕수궁 돌담길에서 부인(왼쪽)과 우크라이나인 로만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훈 견습기자


“韓-우크라, 식민지배와 공산당 맞선 역사 공통점”


서울시청앞에서 대형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친 이들은 한국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표했다. 이들이 외친 모든 구호의 끝은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이었다. 기자가 이번 집회에서 만난 모든 참가자들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보인 성의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자신을 ‘인터넷 유명인’이라고 전한 가수 니콜라이씨는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한국인들이 우리를 지원해주는게 더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주변국에 의해 식민지배 당한 점, 그리고 공산당에 맞서 싸운다는 점이 양국의 공통점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양국이 더욱 더 긴밀한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 19일 집회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러시아를 규탄하는 한국어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이정훈 견습기자


한국인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기부를 하고 있는 올랴씨는 국내에서 일하는 자국의 동포 및 한국인들과 함께 러시아의 공세로 집을 잃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기부 프로젝트를 '해피빈'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지난달 진행했다. 그는 "다수의 한국인들이 전쟁이 길어지며 관심이 떨어진 것은 맞다"라며 "하지만 우크라이나인 친구나 동료를 둔 한국인들의 관심은 꾸준하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이정훈 견습기자 hauo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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