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27일)을 앞두고 이를 부결시키기 위해 강성 지지층을 총동원하고 있다. 친야 성향 단체인 촛불행동도 18일 1만 5000여 명(경찰 추산)을 동원한 집회를 열고 체포동의안 부결 총력전을 펼쳤다. 집회 현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본뜬 인형과 샌드백이 등장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인형을 우산으로 찌르거나 샌드백을 뿅망치로 내리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2차 수도권 장외투쟁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의 개인 비리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권과 검찰을 맹비난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부결을 강요하고 장외투쟁을 통해 ‘방탄’을 시도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흔드는 행태다. 오죽했으면 민주당 소속 김해영 전 의원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 민주당은 집단적 망상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을까.
민주당은 무리한 ‘방탄 국회’ 시도를 포기하고 국회법에 따라 체포동의안 표결을 소속 의원의 자유투표에 맡겨야 한다. 당 대표 의혹 덮기 대신에 경제 살리기 입법을 서둘러야 할 때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물가 상승, 수출 둔화, 고용 부진, 환율 급등이 겹치면서 복합 위기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위기 터널에서 빠져나가려면 기업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절실하다.
이런데도 거대 야당은 반도체 등 전략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 기준 8%에서 15%로 올리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제동을 걸고 있다. 만성적 일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8시간 추가 연장 근로를 허용하는 입법도 민주당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조선업 역시 외국인 인력 투입 확대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손 부족으로 납기 지연이 우려되고 있어 연장 근로 기준 확대 등의 지원책이 시급하다. 내년 총선에서 경제 위기 장기화의 책임으로 심판을 받지 않으려면 여야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 법안 조속 처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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