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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적연금 지출 증가 속도 최고…연금 개혁 더 늦출 수 없다


우리나라의 공적연금 지출 증가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의 관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 비중이 2025년 2.0%에서 2060년 7.5%로 3.75배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국내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6%에서 43.8%로 늘어나면서 빚어질 재난이다. 공적연금 지출 구조를 손보지 않으면 나라 곳간이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 개혁에 속도를 높여야 할 때다.

국회는 연금 개혁을 시도하는 시늉만 내고 있다. 여야는 지난해 7월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고 올해 4월까지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는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보험료율 15%’로 의견을 접근시키고도 내년 4월 총선에서의 유불리를 저울질하면서 개혁안 합의를 포기했다. 여당 연금특위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연금 구조 개혁부터 방향을 잡은 뒤 (10월에 발표될) 정부안을 토대로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정부에 공을 떠넘겼다. 국회의 얄팍한 정치적 셈법 탓에 국민연금 개혁은 첫 스텝부터 꼬여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금 개혁을 핵심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지난 정부들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개혁이라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동반 인상이 포함된 4개 안을 만들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같은 잘못이 반복돼서는 곤란하다.



공적연금 지출은 이미 위험 수위에 근접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공적연금 지출은 전년 대비 6.2% 늘어난 59조 2869억 원으로 추산됐다. 공적연금의 고갈도 심각하다.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각각 1973년과 2002년에 기금이 소진돼 2022~2026년 각각 16조 7064억 원과 30조 765억 원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무분별한 포퓰리즘으로 나랏빚이 400조 원이나 늘어났고 국민연금 고갈 시기는 2055년으로 2년이나 앞당겨졌다. 미래 세대의 명운이 걸린 연금 개혁을 인기 없는 정책이라는 이유로 더 늦추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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