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경찰 출석 여부를 밝히라는 서울경찰청 최종 통보에 서울시 산하 경찰서의 엘리베이터 설치 국가 예산 반영 계획이 있을 경우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장연은 20일 오전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금이라도 빠르게 전수조사해 이행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예산 반영 약속을 할 경우 3월에 출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서울 지하철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경복궁역 등지에서 집회나 탑승 시위를 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열차 운행을 방해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일인 이날은 경찰이 출석여부를 알려달라고 최종 통보한 시한이다.
박 대표는 ‘전수조사 및 이행계획이 없으면 출두하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 장관이 편의시설 이행계획에 대해 국가예산 반영을 약속하면 된다”며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서울 31개 경찰서 가운데 혜화서·용산서·종로서 등 총 10곳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8조의 시행령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청사, 파출소, 지구대 등에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계단 또는 승강기 설치에 대한 의무가 명시돼 있다.
한편 경찰은 출석 불응 의사를 밝힌 전장연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전장연에 오늘까지 출석 의사를 밝혀달라고 했다”며 “출석 불응 시 법과 원칙에 따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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