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학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계열에 교차지원하는 이른바 '문과침공' 현상이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년 차인 2023학년도 대입에서 더욱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진학사는 2022∼2023학년도 대입 정시에서 지원 대학을 자사 누리집에 공개한 수험생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23학년도에 자연계(과학탐구 응시자)에서 인문계로 교차지원을 한 비율은 총 인문계 지원 건수(9만147건) 대비 27.04%(2만4379건)라고 20일 밝혔다. 이는 2022학년도(25.88%)보다 1.1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학교별로는 서울대와 연세대의 교차지원은 늘었고 고려대는 줄었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의 53.75%가 자연계열로, 전년(44.75%) 대비 9%포인트 늘었다. 당초 서울대는 이번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도입하고 평가 항목에 '과목 이수 내용'을 두면서 전년에 비해 이과 학생들의 교차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이과 수험생들은 불리함을 안고서라도 인문계열 모집 단위에 대거 지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세대 또한 교차지원 비율이 2022학년도 52.26%에서 2023학년도 67.42%로 대폭 상승했다. 반면 고려대는 50.40%에서 46.77%로 감소했다.
주요대 교차지원 비율이 50%를 웃도는 상황에서 성균관대는 2년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성균관대는 2023학년도 교차지원 비율이 전년(27.04%)에 이어 23.37%로 20%대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균관대는 2022학년도부터 탐구영역의 변환표준점수를 사회탐구에 더 높게 책정했다”며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을 줄이려고 노력해온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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