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매장량 전 세계 10위인 멕시코가 리튬을 국유재산화하는 법안을 정식으로 공포했다. 전기자동차·스마트폰 배터리 등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리튬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자원 민족주의 확산으로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급 감소로 리튬 가격이 급등할 경우 국내 2차전지 등 관련 업계의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엘우니베르살과 라호르나다 등 멕시코 주요 일간지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날 소노라 지역을 리튬 채굴보호구역으로 선언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아리베치·디비사데로·그라나도스·우아사바스·니코리치코·사우아리파 등 소노라주 6개 지역의 리튬 매장지(2348.55㎦)에 대한 탐사 및 채굴권을 독점할 수 있게 됐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나라, 이 지역에 있는 리튬은 멕시코 국민의 것”이라며 “러시아도, 중국도, 미국도 (리튬에) 손댈 수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 외에도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자원 민족주의가 글로벌 리튬 공급망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남미 ‘리튬삼각지대’ 3개국 중 칠레·볼리비아는 리튬을 전략광물로 간주해 국유화한 상태다. 멕시코의 경우 리튬 매장량이 세계 10위권 수준인 170만 톤 정도로 추정된다.
리튬 국유화가 생산 감소와 공급난으로 이어질 경우 리튬 가격 상승세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배터리의 필수 원료로 쓰이는 리튬은 지난 3년간 글로벌 수요 급증세로 가격이 10배 넘게 뛰었다. 최근 가격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리튬 가격이 급등할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의 원가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리튬 수입량의 대부분은 중국(64%)과 칠레(31%)가 차지하고 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국유화가 지속될 경우 매장국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가 늘어나는 등의 방식으로도 비용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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