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 인접한 경기도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 구역의 후발 주자들이 속속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있다. 성남 구도심에서 사업 진행이 빠른 구역은 이미 입주를 시작하거나 분양을 앞둔 가운데 뒤늦게 재개발에 뛰어든 곳까지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일대 정비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는 전날 수정구 신흥3구역과 태평3구역을 정비구역으로 지정한다고 고시했다. 지난해 9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 공람 공고를 마친 지 약 5개월 만이다. 정비예정구역 ‘딱지’를 떼고 정비구역으로 확정돼 재개발 사업을 본격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두 구역은 재개발 다음 단계인 추진위원회 승인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신흥3구역은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2980번지 일대 15만 3218㎡ 부지에, 태평3구역은 수정구 태평동 4580번지 일원 12만 4989㎡에 공동주택·주상복합·공원 등 기반시설 등을 지을 예정이다. 신흥3구역과 태평3구역에는 각각 약 4000가구, 약 36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두 구역을 합치면 입주 물량이 약 8000가구에 달하는 셈이다. 두 구역은 전용 59㎡ 기준 조합원 대상 공동주택 권리자 분양가를 6억 3000만~6억 4000만 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신흥3구역과 태평3구역은 성남 구도심에서 정비사업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곳들이었다. 성남 수정·중원구 구도심 일대에서는 총 19개 구역이 재개발·재건축을 진행 중인데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입주까지 마쳤거나 분양이 대기 중이다. 가장 사업 초기 단계였던 두 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성남 구도심 재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동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성남시가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단계별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1단계 사업 대상지인 수진1구역·신흥1구역은 시공사 선정까지 완료했다”며 “2단계 대상지인 신흥3구역·태평3구역·상대원3구역도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재개발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몇 가지 추가 검토를 거쳐 상대원3구역도 조만간 정비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성남 구도심에 관심이 모이는 것은 수도권에 몇 안 남은 알짜배기 재개발 구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판교·분당·위례 등 주변 대규모 신도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 등이 부각되며 서울 집값을 피해 경기권에 집을 찾는 수요자들의 합리적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신흥3구역과 태평3구역의 정비구역 지정 소식에 벌써부터 이곳에서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신흥3구역에서는 감정가인 4억 5000만 원 대비 1억 5000만 원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단독주택 매물(약 35평 기준)이 나와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적극적인 매수 의사를 밝히지는 않지만 매물을 찾는 문의가 전주보다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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