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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벌써 180억弗 무역 적자…수출 구조 개혁 속도 내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수지가 적자의 수렁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2월 1~20일 무역수지는 59억 8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월까지 더하면 적자 규모가 186억 3900만 달러에 달한다. 불과 50여 일 만의 무역 적자가 지난해 전체 적자 472억 달러의 40%에 육박한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43.9%나 줄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제품 수출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22.7% 줄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급증했다.

무역 적자의 원인을 분석하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난다. 우선 세계 수출 1위 품목이 2020년 기준 77개로 독일(668개), 이탈리아(201개), 일본(154개) 등에 비해 크게 뒤진다. 반도체 시장이 부진에 빠졌을 때 만회해줄 수 있는 주력 수출품이 적다는 뜻이다. 중국이라는 한 국가에 수출의 4분의 1을 의지하는 것도 문제다. 코로나19 이전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26%였는데 중국 경기 위축으로 이 비중이 최근 20% 전후로 떨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무역 적자 확대로 이어졌다. 수입 측면에서는 에너지 다소비 국가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1년째 이어진 무역 적자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등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해법도 근본적이어야 한다. 반도체 못지않게 경쟁력을 갖춘 전략산업들을 키워 수출 품목과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기 요금을 현실화하고 산업을 에너지 저소비 구조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 전략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 비율 상향, 건전한 노사 관계 확립 등으로 기업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야 한다. 복합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고 무역 적자 장기화를 막으려면 정부가 국회와 협조해 수출 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 24시간 국내외 경제 상황을 점검하면서 조속히 대책을 실행하는 ‘민첩한 경제팀’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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