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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영화를 완성하는 케이트 블란쳇의 압도적 연기 ‘TAR 타르’

[리뷰] 영화 ‘TAR 타르’ 22일 개봉작

배우 케이트 블란쳇 원톱 주연

도덕적 결함 가진 예술가의 몰락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타르' 스틸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이 영화는 음악 영화가 아니다. 여성 지휘자 혹은 오케스트라 극단의 음악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TAR 타르’는 정점에 오른 한 예술가가 도덕적인 문제로 인해 몰락하는 과정을 아주 건조한 시선과 느린 호흡으로 담아낸 전기 영화에 가깝다.

영화 ‘TAR 타르’(감독 토드 필드, 이하 ‘타르’)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의 권력에 대한 뒤틀린 욕망, 그리고 몰락을 그린다. 영화 ‘캐롤', ‘나이트메어 앨리' 등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한 할리우드의 명실상부 믿고 보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원톱 주연을 맡았다. 제80회 골든 글로브, 제7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제76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 주요 영화제와 시상식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휩쓴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작품은 극적인 장치를 활용하기보다는 리디아 타르의 몰락을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그려내는 방식을 선택한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는 다큐멘터리 같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리디아 타르가 사회자와 인터뷰를 하는 장면을 상당히 길게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그가 예술가로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초반부터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이 장면은 리디아 타르라는 가상의 인물이 마치 실존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초반부 강의실 장면도 눈여겨볼 만하다. 강의를 하던 리디아 타르는 한 학생과 바흐에 대한 의견을 두고 대립한다. 학생은 바흐가 엄청난 작곡가이지만 여성 혐오적 삶을 살았기에 그의 음악은 배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이에 리디아는 개인의 사생활이 음악을 평가하는 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학생을 일갈한다. 최고의 예술가이지만 도덕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바흐는 마치 리디아 타르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예술과 예술가는 분리해서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영화를 관통하는 질문을 제시한다.



모호한 이야기와 상징적인 연출은 다소 불친절하게 다가왔다. 영화 중간중간 리디아의 꿈 혹은 망상처럼 보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상징적이다. 불친절한 연출은 결말부로 갈수록 더욱 심해져 단점처럼 작용한다. 영화가 끝나면 당황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엔딩은 상징과 은유가 가득하다. 또한 특정 국가를 배경으로 리디아 타르의 몰락을 표현한 방식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를 완성하는 것은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다. 완벽하게 절제된 인물이었던 리디아 타르가 후반부로 갈수록 추악한 내면을 드러내는 모습과 혼란한 심리를 세밀하고 정교하게 표현한다. 지휘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온몸을 사용해 지휘를 하는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 듯하다. 스크린 가득 찬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관객에게까지 전달된다. 10분 분량 롱테이크 촬영을 소화한 초반부 강의실 장면에서도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은 적지만 클래식 음악과 관련한 대사는 많이 등장한다. 특히 이야기의 중심 소재인 ‘말러 교향곡 5번’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작품을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다. 긴 러닝타임과 느린 호흡 때문에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순 있겠지만, 158분간 쉴 틈 없이 펼쳐지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지루하지 않다. 22일 개봉.





+요약

제목: TAR 타르(TAR)

장르: 드라마

연출: 토드 필드

출연: 케이트 블란쳇, 노에미 메를랑, 니나 호스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상영시간: 158분

상영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2023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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