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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체르노빌' 논란…당국, 탈선사고 업체에 유독물질 제거 명령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 부근 철도에서 탈선한 화물 열차 중 5량에서 폭발 위험이 감지돼 지난 6일 작업 요원들이 유독가스를 방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화물열차 탈선 사고로 실려있던 화학 물질이 폭발해 유독 가스가 대량 방출된 가운데,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해당 사고를 일으킨 철도회사에게 유독물질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리건 EPA 청장은 이날 사고 지역인 오하이오주 이스트팔레스타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노퍽서던철도(Norfolk Southern Railway)’이 화물열차 탈선사고로 유출된 독성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오하이오주 이스트팔레스타인에서는 노퍽서던 화물열차 151량 중 38량이 차축 고장으로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국은 1군 발암물질로 알려진 ‘염화비닐’ 등 유독물질이 실려 있던 탈선 화차 11량 중 5량이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지난 6일 가스를 방출했다. 이에 열차가 불타면서 주변을 오염시켰으며 유독가스로 주민이 대피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노퍽서던은 해당 사고로 인한 “상당한 오염”으로 최소 1만5000파운드의 흙과 110만 갤런의 물이 오염됐다고 20일 밝힌 바 있다.

리건 청장은 “노퍽서던이 오염을 제거하고 지역 사회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며 “이 명령이 주민이 안고 살아갈 악몽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노퍽서던이 초래한 고통에 대한 정의 실현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명령은 탈선사고 수습 과정이 지역과 주 당국이 대응을 주도하는 ‘긴급’ 단계에서 연방정부가 책임을 맡는 장기적 복원 단계로 넘어간 데 따른 것이라며 연방 재난관리청(FEMA)과 보건부, 지역 환경당국 등이 참여하는 합동지휘기구도 구성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PA는 오염이나 위험물 유출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에게 제거 명령을 할 수 있게 규정한 이른바 ‘슈퍼펀드법’에 따라 이같은 명령을 내렸다. 이 법에 따르면 노퍽서던이 명령대로 유독물질 제거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EPA가 하루 최고 7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직접 정화작업을 한 뒤 비용의 3배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EPA 회견 직후 트위터에서 “노퍽서던이 유독물질을 제거해야 한다는 EPA의 명령은 상식”이라며 “이는 그들의 문제이고 그들이 청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고에 대해서는 “수년간 안전 조치에 반대해온 것 때문에 초래된 사건”이라며 철도 회사들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성공적으로 로비를 해 철도 안전 규제를 완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회에 새로운 철도 안전 법률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앨런 쇼 노퍽서던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사고 발생 당시 현장 복원을 약속했다”며 “공기와 물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지역사회 건강을 위해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며 더 안전한 철도를 만들 위한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에서 탈선한 열차 중 5량에서 폭발 위험이 감지돼 지난 6일(현지시간) 작업 요원들이 유독가스를 방출했다. 사진은 이스트 팔레스타인 주택가. AP 연합뉴스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에 빗대 ‘체르노빌 2.0’, ‘미국 판 체르노빌 사건’으로 표현하는 등 주민 불안을 부추기는 글이 확산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우익 성향의 일부 논평가들이 SNS를 통해 특별한 증거도 없이 ‘체르노빌 2.0’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수질 오염 등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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