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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레드 스테이트와 세금





2008년 11월 4일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이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날 밤 오바마 당선인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그랜트공원에서 열린 축하 집회 연설에서 “미국은 레드 스테이트와 블루 스테이트의 모임이 아니라 미합중국”이라고 강조했다. 공원에 모인 12만여 명의 미국인들은 우렁찬 함성으로 화답했다.

레드 스테이트는 미국에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주를 말한다. 공화당 상징색인 빨간색(red)과 주(州)를 뜻하는 스테이트(state)를 합친 말이다. 보수 성향인 미국 중부 내륙과 남부 지역에 레드 스테이트가 많다. 텍사스·앨라배마·미시시피주 등이 꼽힌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blue)에서 유래된 블루 스테이트는 민주당 텃밭인 주를 지칭한다. 서부 해안의 캘리포니아주와 북동부의 뉴욕·일리노이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레드 스테이트, 블루 스테이트는 2000년 미국 대선 보도에서 대다수 방송사가 민주당이 이긴 주는 파란색, 공화당이 승리한 곳은 빨간색으로 표시하면서 정치적 용어로 굳어졌다. 선거 때마다 우세 정당이 바뀌는 주를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라고 한다.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주가 대표적이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되는 것에 빗대서 퍼플 스테이트(purple state)로도 부른다.

블루 스테이트에서 레드 스테이트로 이동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인구조사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 120만여 명이 다른 주로 이사했는데 전입자의 68%가 텍사스 등 공화당 우세 5개 주에 둥지를 틀었다. 반면 전출자의 76%는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텃밭 거주자였다. 미국의 조세재단은 “인구 이동의 결정적 요인은 세금 부담이었다”고 분석했다. 인구 이탈이 많은 5개 주의 유효세율은 11.5% 이상이었지만 유입 인구가 많은 5곳의 유효세율은 9.9% 이하였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세금 부담이 적은 곳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우리도 인재와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세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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