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제4차 수출전략회의’의 핵심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총력 지원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수출이 활로”라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와 수출에 놓고 최전선에서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무 부처 장관인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국무위원과 최상목 경제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들을 비롯해 민간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80%에 달하는 우리 경제가 처한 위기감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수출이 둔화되고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진단은 과장이 아니다. 우리 수출은 올 1월 기준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저유가와 반도체 경기 침체, 전 세계적인 조선 산업의 구조 조정으로 2015년부터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을 답습할 수 있다. 꺼져가는 수출 동력은 경제성장률의 발목마저 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1.6%)에서 수출의 기여도는 0.3%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민관 관계자들에게 “정부와 민간기업, 금융기관, 관련 단체들이 원팀으로 뭉쳐야만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 부처는 마이너스(-4.5%)가 예상되던 올해 수출 목표도 전년 대비 0.2% 늘린 6850억 달러로 수정해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수출을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차 대전 후에 자유무역 체제를 주도한 최강국들도 세제 지원과 보조금 지급 등의 패키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을 이런 수출 경쟁, 소위 전장에 그냥 혼자 나가라고 보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16년 동안 수출전략회의를 180회 했다. 민간 기업, 장관들 전부 모여서 했다”며 향후 수출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도 수출 확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정부는 수출 전략산업과 수출 주력산업 15개를 선정해 총력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출 지원 예산 1조 5000억 원을 투입하고 무역금융은 최대 362조 5000억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2차전지·전기차·반도체 등 15대 주력산업은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다. 정부는 나아가 수출 유망 산업인 농수산식품과 디지털 산업의 무역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농식품은 올해 수출 목표를 88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늘려 잡았고 스마트팜 관련 수출 목표를 70% 상향했다.
대통령실은 수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 부처 담당관도 지정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수출·투자책임관(1급)을 지정해 목표 이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점검·관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날 지시한 24시간 소아과 진료 체계 구축과 관련해 “어린이병원 간담회의 건의 사안과 관련해 상급 종합병원과 국립대 병원에 소아 의료 시스템 의무 기준을 만들어 주요 경영 평가 항목에 반영하고 소아 의료에 대한 충분한 보상 체계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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