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노조가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차·기아보다 성과급이 적다며 17일부터 본사 회의실 등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원들은 5~6명씩 조를 짜 사장 집무실 옆 회의실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지급된 성과급과 별도로 특별 격려금 300만 원을 최근 지급했다. 하지만 노조는 “무조건 현대차와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400만 원의 특별 격려금과 주식 10주를, 기아도 400만 원의 성과급과 주식 24주를 모든 직원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47%, 43% 늘어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 대한 보답 차원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50조 원을 돌파했으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과 이익이 쪼그라든 회사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모비스 노조는 ‘차별’이라며 더 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현대제철 노조도 “노동자 계급화를 허용하면 안 된다”며 특별 성과급 지급 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같은 계열사라도 회사별로 경영 성과가 다르고 임금 정책에도 차이가 있는데 노조가 똑같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생떼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굴복한 회사 측에도 책임이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해 2월에도 현대차·기아가 특별 성과급을 지급하자 “우리도 달라”며 떼법 시위를 벌였다. 회사 측은 노조와 타협해 두 달 뒤인 4월 현대차와 같은 금액을 줬다. 현대제철도 노조가 ‘동일 성과급’을 주장하며 지난해 5월부터 5개월 가까이 사장실을 점거하자 회사 측은 성과급 지급에 합의했다.
이제라도 떼쓰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노조에 줘야 한다. 회사 측은 불법 점거 퇴거를 요구하고 필요하면 공권력 투입도 요청해야 한다. 정부도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흔들리지 않고 엄정한 법 집행을 계속해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그래야 ‘떼쓰면 보상을 받는다’는 노조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대립적인 노사 관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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