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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내시경검진 때 맞았는데…'우유주사' 나도 중독될까 [헬시타임]

프로포폴, 간단한 수술·시술·검사 등에 흔히 사용

다른 마취제보다 회복 빠르고 부작용 적어 선호돼

'도파민'이 중독 원인…유독 중독에 취약한 유형 있어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 사진=김규빈 기자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씨가 모발 검사에서 3종류의 마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대마와 프로포폴 이외에 또 다른 마약류도 검출됐다는 것이다.

유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마약류 취급 권한이 있는 의료계 종사자는 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의료용 마약류 처방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이와 관련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식약처가 잡은 것은 유아인이 아니라 엄홍식(본명)"이라며 "6억 개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한 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밝혀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우유주사’…대부분 한번은 맞아봤다


유명인들의 프로포폴(propofol) 투약 의혹은 잊을만 하면 등장한다. 프로포폴은 빠르게, 단시간 작용하는 지용성 전신마취제다. 정맥으로 투여하는데 하얀색 액체 형태여서 일명 '우유주사'로 불린다. 간단한 수술이나 검사 시 수면 마취를 위해 흔히 쓰인다. 건강검진을 위해 위 또는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을 때 '수면' 항목을 선택하는 일반인들은 대부분 프로포폴 투여 경험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억제성 신호를 전달하는 GABA 수용체를 촉진하고,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NMDA(N-methyl-D-aspartate)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중추신경계 전반을 억제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바르비탈산계(barbiturate)·아편계(opioid)·벤조디아제핀계(benzodiazepine)·아릴사이클로헥실아민계(arylcyclohexylamine)·이미다졸계(imidazole) 등 다른 정맥투여 마취제들과는 작용 원리가 다르다.

내시경 등 간단한 검사나 수술, 피부과 시술 등의 용도로 프로포폴이 선호되는 이유는 다른 마취제보다 회복이 빠르고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투여 후 평균 30초 정도 후에 마취 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10분 정도로 작용 지속시간도 짧다.

단, 병원 중환자실 등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용도로 쓰일 때와 같이 투여 기간이 길어지면 투약을 중단해도 깨어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프로포폴이 조직에 축적되면서 계속해서 혈중으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간을 통해 대사되고 대부분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간이나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잠깐 눈 붙였는데 30분 훌쩍…"푹 잔듯 개운" 느낌 원인은 ‘도파민’


프로포폴은 1992년 중독 사례가 첫 보고된 이후 중독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많은 근거들이 제시됐다. 프로포폴에 중독되는 이유는 '도파민(dopamine)' 때문이다. 프로포폴은 뇌의 측좌핵(nucleus accumbens) 부위에서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킨다. 측좌핵은 보상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다. 도파민 농도가 증가하면서 섭취한 물질의 양에 대해 내성을 나타내게 된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 중독자들에서도 관찰되는 반응이다. 통증이 덜한 시술의 경우, 프로포폴 투약 후 깨어났을 때 환자들은 통증은 느끼지 않으면서 개운하게 잘 잤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느낌만으로 약물에 관심을 갖거나 빠져들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약물 의존성이 생기기 쉬운 사람의 경우 프로포폴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을 때 중독자가 될 수 있다. 자극 추구적 성향이나 위험 회피적 성향이 강한 사람, 스트레스 또는 불안감이 높은 사람 등이 프로포폴 중독에 취약한 대표 유형으로 꼽힌다. 일부 전문가들이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중독 사례가 자주 등장하는 원인으로 이런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는 이유다.

◇ 프로포폴 오남용, 호흡곤란·심혈관 기능 저하 등 치명적 부작용 불러


국내에서는 프로포폴의 오남용 및 중독 사례가 이어지면서 2011년 마약류의 하나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됐다. 프로포폴의 경우 쾌감을 느끼는 용량과 독성(의식 소실 및 호흡 곤란)이 나타나는 용량 간 차이가 매우 적다. 특히 오·남용하면 호흡곤란, 심혈관 기능 저하, 기도 폐쇄 등의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위험하다. 지난 2009년 세계적인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원인도 프로포폴 과다투입으로 인한 심정지였다. 국내에서도 2019년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원장이 불면증을 앓던 여자친구에게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따라서 의료 전문가의 지도 하에 적정 용량의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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