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최근 학내의 다양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수의 조교 인건비를 유용 혐의에 이어 이번엔 “학내 성폭력을 전수 조사하라”는 외침이 나왔다. 졸업식에서 한 학생이 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며 학교에 공개적으로 제안했지만 학교 측은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많은 이가 모이는 졸업식장에서 ‘피눈물 분장’을 하고 시선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2010년 서울대 철학과에 입학한 심미섭씨다. 그는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졸업했다. 심씨는 24일 열린 졸업식에 “서울대는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실시하라”고 쓴 팻말을 들고 참석했다. 피눈물 분장은 학내 성폭행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어 “서울대에서 교수에 의한 성폭력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사건이 공론화돼도 무시하거나 지속적인 항의가 있어야 비로소 미온적으로 대처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 역시 학내 성폭력의 피해자임을 밝히며 “연대 메시지를 내고 싶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덧붙여 “1인 시위 이후에 ‘나도 당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언론에 공개된 사건 이외에도 학내에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권력형 성폭력을 멈추기 위해서는 우선 학생들 스스로 듣고 겪은 일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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