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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핵추진잠수함 ‘스프링필드’





나치의 핵 개발을 우려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제안으로 시작된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는 원자폭탄뿐 아니라 반영구적 추진 체계인 원자로를 만들었다. 미국은 이 원자로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 핵추진잠수함 ‘노틸러스’를 개발했다. 노틸러스는 디젤잠수함과 차원이 달랐다.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데다 넘치는 에너지 덕분에 40여 일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승조원들은 전기 걱정 없이 신선한 물과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세계 최초로 잠수한 채 북극점을 횡단한 위업을 세운 것도 바로 노틸러스다. 식량 부족과 승조원의 정신적·육체적 피로 등 한계만 없다면 무제한 잠항한 채로 깊은 심해를 빠르게 이동하며 적을 불시에 공격할 수 있다. 존재만으로도 적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게임체인저’다.

강대국들은 예외 없이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국 5개국과 인도가 운용하고 있다. 미국·영국과 오커스(AUKUS) 동맹을 맺은 호주, 프랑스의 기술 협력을 받은 브라질도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도 2021년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검토한 적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362사업’이라는 명칭으로 비밀리에 추진하다가 흐지부지됐고 문재인 정부 때는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라며 도입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한미원자력협정의 한계, 주변국과의 외교 문제 등으로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달 25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앞두고 부산에 미 핵추진잠수함 ‘스프링필드’가 입항했다. 하루 전인 24일에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핵우산 도상 훈련에 참가한 우리나라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핵추진잠수함 ‘웨스트버지니아’에 탑승하기도 했다. 미국의 핵추진잠수함 파견은 변함 없는 확장 억제 의지를 보여준 것이지만 북한의 도발 등 동북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미국만 바라볼 수는 없다. 주변국들이 우리나라를 함부로 넘볼 수 없게 만들려면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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