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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 간부의 수억 뒷돈 거래…투명성 강화가 노동 개혁의 출발


거대 기득권 노조의 비리·불법 실상이 수면 위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승조 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 위원장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발전기금 등의 명목으로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최근 8개월 동안 건설노조의 금품 갈취, 채용 강요 혐의 관련 구속 사례는 27건에 달했다. 또 한국노총의 A 부위원장이 전국건설산업노조로부터 수억 원대의 돈을 받아 이 가운데 일부를 한국노총의 다른 간부에게 나눠주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국노총에서 제명된 전국건설산업노조의 복귀를 청탁하며 건네준 돈을 받았다는 주장이 녹취록과 함께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A 부위원장은 실제로 돈을 수령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어 실제 금품 수수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한 달가량 운용한 ‘노사부조리신고센터’에는 노조 관련 신고 사례가 51건에 이르렀다. 5억 원 상당의 조합비 횡령 의혹을 제기한 조합원을 제명하는가 하면 노조 회계감사에 이의를 제기한 노조 간부를 해임하고 고소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부조리는 이미 문재인 정부 때 확산됐지만 경찰과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은 모두 정권의 눈치만 살피면서 방치했다. 산업 현장에서 법치가 무력화하는 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법치주의를 사회 전체에 뿌리내리게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 밑으로 추락할 위기에 직면했다. 이대로 가면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려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고용 시장 유연화와 노사 협력 관계 구축 등 노동 개혁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 개혁 성공을 위한 출발점은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와 산업 현장의 법치 확립이다. ‘노동관행개선전문가자문회의’도 2일 고용부에 노조 회계 공시 활성화, 회계감사원의 전문성·독립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강성 기득권 노조의 불법과 타락을 방치하지 말고 불굴의 의지로 노동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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