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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부르는 심근경색…'나쁜 콜레스테롤' 관리가 재발 예방의 핵심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증가세…韓 2명 중 1명, 콜레스테롤 이상

LDL-C,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 위한 핵심인자로 꼽혀

심근경색 병력 있는 초고위험군은 LDL-C 55㎎/dL까지 낮춰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2007~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40%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투데이




#50살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서경제(60·가명)씨. 원체 움직이길 싫어해 식당에 가거나 담배를 피우러 건물 앞 흡연구역으로 이동하는 게 하루 중 유일한 운동이었다. 소문난 애주가인 그는 스트레스가 더 해롭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사나흘씩 술약속을 잡았다. 집에서도 반주 한두잔씩을 꼭 곁들이곤 했다. 그렇게 10년을 보내는 동안 서씨가 복용해야 할 약 가짓수는 부쩍 늘었다. 당뇨·고혈압에 이상지질혈증까지 진단받은 서씨는 결국 지난해 겨울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가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두 번 다시 심근경색이라는 악몽을 경험하고 싶지 않은데 꼬박꼬박 약을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처럼 떨어지질 않아 괴롭다. 며칠 전 혈액검사에서 확인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수치는 85㎎/dL.



주치의는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LDL-C 수치를 55㎎/dL까지 낮춰야 한다"며 주사제를 써보자고 권했다. 인슐린처럼 복부·허벅지·팔 등의 피하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2주 또는 4주에 한 번 직접 투여하면 된다는 것이다. 서씨는 주사라는 말에 덜컥 겁이 났지만 “심근경색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 범위에 도달할 때까지 방심해선 안된다”는 주치의의 말에 망연자실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 성인 2명 중 1명, ‘콜레스테롤 관리’ 낙제점…질환 인식도 낮아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은 혈액의 지질대사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일컫는 용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고지혈증(hyperlipidemia)'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고지혈증이 혈중 총 콜레스테롤(TC)·중성지방(TG)·LDL-C 등 지질 수치가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면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지질 수치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총칭한다. 지질 상승뿐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 감소도 문제가 되므로 엄밀히 더 정확한 표현이다.

건강검진이나 혈액검사를 받아봤다면 대부분 본인의 지질 수치를 확인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임상적으로는 2회 이상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TC 200㎎/dL 이상 △LDL-C 130㎎/dL 이상 △HDL-C 콜레스테롤 40㎎/dL 이하 △중성지방 150㎎/dL 이상 중 하나라도 해당할 때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2007~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40%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다. 여성의 HDL-C 정상치가 남성보다 10㎎/dL 이상 높은 점을 반영해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유병률(연령표준화)이 무려 45.4%에 달했다. 성인 2명 중 1명 꼴로 콜레스테롤 관리가 안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일반인 2882명이 참여한 인식도 조사 결과 이상지질혈증이 어떤 질환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에 그쳤다. 또 응답자의 65%는 음식조절과 운동을 하면 약을 중단해도 된다고 답해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의 중요성과 인지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심근경색 앓았다면 ‘나쁜 콜레스테롤’ 관리 목표도 달라져


특히 서씨처럼 급성 심근경색, 협심증 등 관상동맥질환 병력이 있다면 ‘초고위험군(Very-High-Risk Group)’으로 분류되어 지질 관리목표가 크게 달라진다. LDL-C이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인자인기 때문이다.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 3명 중 1명은 심혈관질환 재발로 인한 입원, 사망 등을 경험한다. 심장 돌연사의 주범인 심근경색은 첫 발생 시 사망률이 약 20~30% 수준이지만, 재발할 경우 약 68~85%까지 치솟는다.

흔히 '동맥경화증'으로 알려진 죽상경화증은 혈관의 가장 안쪽 막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고 혈관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지난 25년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LDL-C 수치가 낮을수록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한다는 선형관계가 입증됐다. 혈액검사 결과지에 기재된 콜레스테롤 정상 범위는 어디까지나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들의 목표치일 뿐, 해당 수치만 보고 안심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 먹는 약으로 조절 안되면 주사제도 추가…'고강도' 관리로 재발 막아야


LDL-C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이 2배 이상 벌어졌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해 말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심근경색 등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경험이 있는 초고위험군 환자의 LDL-C 목표 수치를 기존 70㎎/dL에서 55㎎/dL 미만으로 대폭 낮췄다. 동시에 기존 LDL-C 수치보다 50% 이상 감소시켜야 한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과거에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등 먹는 약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치료할 때 한계가 있었지만 기존 약물과 전혀 다른 기전으로 LDL-C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PCSK-9 억제제의 등장으로 강도 높은 지질관리가 가능해졌다.

권오성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한 약물요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은평성모병원


권오성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빠르게 강하하고 최대한 낮게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지질 관리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며 “스타틴 최대용량과 에제티미브를 복용해도 LDL-C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않는 환자에게는 PCSK9 억제제 병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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