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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일장기’ 세종서 소녀상 훼손…난도질 당하는 아픈 역사

소녀상에 씌운 모자·망토, 흉기로 찢은 듯

“의식의 우경화 심각한 수준 우려” 지적도

사진 제공=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3·1절 ‘일장기 게양’이 파문을 일으켰던 세종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씌운 모자와 망토가 찢긴 채 발견됐다.

2일 세종여성회 등 지역 시민단체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세종호수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 주관 104주년 3·1절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중 소녀상에 씌운 모자 2군데와 망토 3군데가 5∼10㎝ 정도 찢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자와 망토는 지역 시민단체가 지난해 11월 씌운 것이다.

사진 제공=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보고 세종남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은정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사건은 일제 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스러져간 수많은 선조의 의기가 훼손된 엄중한 사안”이라며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폐쇄회로(CC)TV 1대가 설치돼 있는 만큼 경찰이 이를 조회하면 누가 훼손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절인 1일 오후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앞서 104주년 3·1절 기념일인 전날 세종시 한솔동 아파트에서는 한 주민이 삼일절에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내걸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주민은 이웃들의 항의와 시 관계자·경찰의 설득에도 일장기 게양을 고집하다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교수는 한국의 심각한 우경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일절에 세종시에서 갑자기 일장기가 등장했다. 물론 한 사람이지만 역대 그런 일이 없었다”라며 “정권 교체와 더불어 진행되는 의식의 우경화 현상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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