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한 남성이 가방에 800년 된 미라를 가지고 다니며 ‘정신적 여자친구’라고 주장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페루 경찰은 지난달 25일 페루 푸노에 있는 고고학 유적지 인근에서 훌리오 세사르 베르메호(26)의 소지품을 불시 검문해 가방 속 미라를 발견했다.
검문 당시 베르메호는 지인 2명과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미라는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는 자세였다.
경찰이 미라의 정체를 추긍하자 그는 "내 정신적 여자친구"라고 주장했다. 이름은 '후아니타'라고도 했다.
그는 "평소 방 TV 옆 상자에 이를 보관했는데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갖고 나왔다"면서 '정성을 다해 그녀를 돌봐왔다. 내 방에서 함께 잔다"고 말했다. 미라를 갖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소유라고 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미라는 600~800년 전 사망한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시 나이는 45세, 키는 약 151cm로 추정된다.
경찰은 미라를 발견한 즉시 이를 압류해 문화부에 넘겼다.
경찰은 청년이 미라를 가방에 넣어 이동한 의도가 따로 있었을 것으로 보고 범죄 연루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그의 주장대로 친구들에게 미라를 확인시켜 주려고 한 것이라면 집으로 부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데, 굳이 이를 가지고 밖으로 나온 점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현재 베르메호와 당시 함께 있던 두 남성은 모두 구금된 상태로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
페루 문화부는 해당 미라가 국가 문화재로 분류될 만큼 귀중한 역사적 사료라며 연구에 착수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미라의 물리적, 법적 보호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유적을 발견하는 즉시 당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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