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핵관들을 ‘망국신(亡國臣·나라를 망하게 하는 신하라는 뜻)’에 빗대 “군주가 이들을 멀리해야 하는데, 사실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6일 출간되는 자신의 저서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에서 이같이 작심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역사를 보면 신하가 타인에 대한 참소와 모함을 일삼아 군주에게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며 중국 한나라 말기 학자 유향의 ‘육사신(六死臣)’을 언급했다. 그는 육사신 중에서도 ‘머릿수만 채우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들이, 누군가를 해하고, 참소하면서, 아첨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사적인 패거리를 만든다’는 다섯 가지 해로운 유형을 모두 겸비한 신하가 여섯 번째 망국신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일군의 무리’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정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놨다. 애초에 권력욕 밖에 없었다”며 윤핵관들을 질타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가 소원해진 과정을 복기하기도 했다. 그는 “(후보와) 시간을 같이 보냈다면 득표는 덜했겠지만 직접 소통이 가능했을 것이고, 오해나 억측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신하의 참소와 모함으로 군주가 잘못된 판단을 내린 역사적 사례들을 열거하며 “대놓고 거짓 정보와 음해가 난무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지도자가 그런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일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전당대회 국면에서 나경원 전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작성한 연판장을 언급하며 “초선 의원들이 보여준 양태는 매우 실망스러웠고, 당 대표를 쫓아내기 위해서,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을 소거법으로 제거하기 위해서 꺼내든 연판장이라는 방식은 그 자체로 폭력적이고 전근대적이었다”고 저격했다.
이 전 대표는 보수 정당의 미래·정책 비전도 소개했다. 그는 부산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산업 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윤 대통령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 사이에 오간 텔레그램 메시지가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던 ‘체리 따봉’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당의 원내대표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며 “(대통령이) 보편화된 다른 방법들, 즉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등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기간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논쟁과 관련해 정치권의 언론관도 지적하기도 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추천사에서 “그간 진행돼온 한국 정치의 실상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며 “보수 정치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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