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6일 정부의 ‘제3자 변제’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최악의 외교 참사”, “윤석열 대통령의 치적용”이라는 날선 비판 발언으로 파상공격을 퍼부었다.
야당 의원 53인으로 꾸려진 ‘강제동원 의원 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관계 역사상 최악의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일본의 사죄, 전범기업의 배상 참여가 없는 제3자 변제 해법을 기어이 확정 발표하며 일본에 항복을 선언했다”며 “불법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으로 인권과 존엄을 파괴당한 피해자들을 한국 정부가 또 다시 짓밟았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사죄와 반성 없는 어떠한 해법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했고 언론 보도에 의하면 외교부 고위 관계자조차 대통령에게 거듭 속도조절을 요청했다고 한다”면서 “무엇이 그리 급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일본의 몽니에 굴복해 전범기업의 배상 참여 대신 ‘미래청년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한국 청년을 일본의 적선 대상으로 규정한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욕보이는 기만이자 물타기용 꼼수일 뿐”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과 무소속 김홍걸 위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강제동원에 대한 전범기업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판결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배상안은 대한민국 헌법 최고 기관의 판결을 뒤흔들며 헌법이 명시한 삼권분립의 정신을 일본을 위해 스스로 깨부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번 해법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피해자 측의 의견을 듣겠다’, ‘최선의 방안을 찾고 있다’ 말했던 강제동원 해법이 결국 짜여진 각본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뿐”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힘 있게 말한 미래 지향의 한일 관계는 개인 윤석열 대통령의 치적용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권분립과 역사를 파괴하는 굴욕외교를 당장 철회하고 제대로 된 해법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주 외통위 전체회의를 개최해 정부와 현안질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 출신 주도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도 입장문을 통해 “일제에 의한 인권 유린 피해자들에 2차 가해를 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의재는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에 대해 “대한민국 외교의 완패”라며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개인 손해배상이 종결됐다는 일본 주장을 수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일 관계 미래를 위한다면서 과거를 덮고 대법원 판결까지 흔들어 버리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뭐가 되나”라며 “역사는 오늘을 한일 관계를 더 병들게 한 치욕의 날로 기억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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