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 10명 중 6명은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월평균 252만 원의 세전 임금을 받지만 소득의 60% 이상을 생활비로 지출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에 주거 독립을 주저하고 있었다. 출산 의사가 있다고 밝힌 가임 여성은 두 명 당 한 명에 불과해 저출산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무조정실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 이는 청년 삶 전반을 다룬 우리 정부의 최초 공식 통계조사다. 조사는 지난해 7~8월 만 19~34세 청년가구원이 포함된 1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에 따르면 청년 중 약 60%는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으로 조사됐다. 그에 비해 1인 가구는 22.6%, 기타 가구는 19.9%로 집계됐다. 1인 가구 중 자가 보율 비율은 11.5%에 그쳤다. 부모와 동거한다고 답한 비율은 수도권(59.7%)이 비수도권(55.0%)보다 높았다. 캥거루족들 중에서 67.7%는 ‘독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로는 ‘생활비 절약(56.6%)’이 꼽혔다.
청년들이 거주하는 평균 주택 가격(부모 소유 포함)은 5억 2966만 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만 따지면 7억 3477만 원이었다. 1인 가구의 평균 주택 가격은 3억 1847만 원, 수도권은 4억 원이다.
그에 비해 청년들의 평균임금은 주택을 마련하기에 크게 모자랐다. 일자리를 가진 1인 가구 청년이 저축 등 자산 형성에 쓸 수 있는 소득은 넉넉히 잡아도 한 달에 9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청년들의 세금 공제 전 월평균 임금은 252만 원이고, 1인 가구는 월평균 161만 원을 생활비로 썼다. 연 소득은 2162만 원이었고 평균 1172만 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다. 청년 취업자 비율은 67.4%였다.
이런 형편 때문에 청년 대부분은 부모에게서 주거비를 충당하고 있었다. 부모·친지에게서 주택 구입 및 임차 자금을 조달한 비율은 63.7%에 달했고 본인 스스로 비용을 해결한 이들은 21.5%에 그쳤다.
출산과 결혼에 대해서는 성별에 따른 인식 차가 두드러졌다. ‘결혼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75.3%가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69.7%)이 남성(79.8%)보다 10.1%포인트 적었다. 출산에 대한 성별 인식 격차는 더 컸다. 남성은 70.5%가 출산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55.3%만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남녀 평균은 63.3%였다. 청년들이 삶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점수를 매겨보니 평균 6.7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 전체 삶의 만족도(5.9점)보다는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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