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이 막힌 정도를 빠르게 진단해 스텐트 시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진단기술이 개발됐다.
김중선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차정준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하진용 세종대 전자정보통신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관상동맥질환을 치료할 때 광간섭단층촬영(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 영상정보를 활용해 분획혈류예비력(FFR·Fractional Flow Reserve)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혈관을 넓히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가슴을 열어 수술하는 대신 스텐트(금속 그물망)를 혈관에 삽입해 확장하는 중재시술이 많이 시행된다. 협착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정확한 스텐트 삽입을 위해 혈관 조직 내 동맥경화 병변을 고해상도 영상으로 촬영하는 OCT 검사와 함께 압력센서가 부착된 철선을 넣어 막힌 혈관 전후의 혈압 정보를 확인하는 FFR 검사를 모두 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두 검사가 각각 다른 기구를 혈관에 삽입해야 하는 만큼, 추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부작용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컸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CT 검사로 확인된 혈관구조 영상을 기계학습시키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관상동맥 일부(좌전하행지)에서 측정한 OCT 값을 기계학습시켜 FFR 값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기술이다. OCT 진단검사 한번으로 정확한 허혈 진단과 생리기능적 평가를 통합 제공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에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았던 환자 130명의 관상동맥 병변에서 OCT 값과 FFR 값을 측정하고, AI 모델을 통해 예측한 FFR 값을 비교한 결과 98.3%의 민감도와 91.7%의 정확도를 보였다.
FFR 검사를 생략하고 OCT 검사를 한번만 시행해도 되기 때문에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스텐트 삽입술의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AI 모델을 심혈관 OCT 영상진단기기에 탑재 가능해 임상 현장에서 더욱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중선 교수는 "OCT 검사 후 환자의 혈관 내 혈압을 1~2분 안에 예측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시간을 다투는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부담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추후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널리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SHDI 선도연구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료기관 창업 캠퍼스 연계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카디오바스큘라메디슨(Frontiers in Cardiovascular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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