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은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비동의 간음죄 도입과 여성 고용차별을 위한 임금공시제도 도입 등을 이행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송 위원장은 8일 성명을 통해 “유엔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난 75년 동안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에 애써왔으나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 각 부문에서 폭력과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8년 강간죄를 폭행·협박이 있는 경우로만 한정하지 말고 피해자 동의 여부에 중점을 두도록 시정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여성 고용차별 해소를 위한 '임금공시제도' 도입, 여성 대표성 증진도 함께 주문했다.
송 위원장은 "형법상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은 여전히 폭행 또는 협박 등 가해자의 유형력 행사 여부에 달려있다"며 "최근 여성가족부가 강간·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 개정 계획을 제3차 양성평등기본계획에 넣어 발표했으나 법무부의 신중 검토 의견에 후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본계획에 채용부터 근로·퇴직 단계까지 성비를 공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공시 대상에는 성별 임금 정보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한국 노동시장의 성별 임금 격차는 1992년부터 지금까지 OECD 국가 중 1위이며, 여성 대표성은 OECD 국가에서 하위권"이라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정치 영역의 성비 불균형 개선을 위해 정당법·공직선거법과 당헌·당규를 개정하라고 지난해 5월 권고했으나 이에 따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위원회는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을 시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역할을 다하며, 유엔 등 국제기구의 권고사항이 제대로 이행돼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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