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성 6명 중 1명은 최근 1년 간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으며, 3명 중 1명은 ‘우리 사회가 여성 폭력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일상을 바꾸는 노력, 경기도 여성 폭력 실태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도 여성 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0월 도 내 19세 이상 75세 이하 여성 98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엔 여성폭력 통계 가이드라인 등 국제 표준을 참고해 정서적·경제적·신체적·성적 폭력과 스토킹 등 5가지로 유형화 해 조사했다.
지난 2021년 9월부터 1년 동안 피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성희롱 17.5% △정서적 학대와 통제 행동 등 17.2% △금전적 재원 등의 이용을 막는 경제적 폭력 11.1% △성추행(미수 포함) 8.2% △신체적 폭력 7.2% △스토킹 3.6% △강간(미수 포함) 1.6% 순으로 나타났다. 정서적·경제적·신체적 폭력은 ‘친밀한 파트너’가 피해를 입혔는지로 질문했다. 유엔 여성 폭력 통계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친밀한 파트너란 배우자나 전 배우자, 연인, 사실혼 관계 등이다. 정서적 폭력은 73.2%, 신체적 폭력은 배우자라고 답한 비율이 60%에 달했다.
각각의 폭력 경험은 가해자가 동일한 인물에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답변 순으로 보면 정서적 폭력 60.7%, 경제적 폭력 50.8%, 신체적 폭력 47.2%, 스토킹 62.5%, 성희롱 20.0%, 성추행 50.0%, 강간 81.8%로 반복 피해에 대한 대응 정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여성 448명 중 29.9%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자리를 피하거나 도망갔다’ 26.3%, ‘상대방에게 문제 제기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17.2%, ‘화제를 돌렸다’ 12.7% 순이었다.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여성 134명은 ‘대응을 해도 별다른 소용이 없을 거 같아서’가 30.6%, ‘주변에 피해 사실이 알려질까’(29.9%) 등의 순이었다.
피해 경험자 448명은 피해 증상으로 △우울함 40.4% △불안 25.0% △고립감 13.6% △불면증, 악몽, 환청, 두통 7.2% △두려움(공황 상태) 6.9%를 주로 호소했다. 피해자 비난, 회유, 고용상 불이익 등 2차 피해도 5.8%가 겪었다.
전체 여성 981명에게 우리 사회의 여성 폭력 범죄로부터 안전도를 질문한 결과, ‘안전하지 않다’가 33.5%, ‘안전하다’가 30.0%였다.
경기도에 필요한 여성 폭력 방지 정책으로는(중복 응답) △범죄 예방 환경 조성 66.1% △디지털 성범죄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 예방 강화 52.1% △디지털 성범죄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 피해자 지원 체계 구축 및 지원 47.5% △여성 폭력 2차 피해 방지 강화 47.2% 등을 주로 꼽았다.
정혜원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장은 “친밀한 관계에 의한 여성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이 촘촘히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피해자 지원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사전예방에 목적을 둔 맞춤형 예방 정책과 조기 개입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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